(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더그아웃에서 브리핑 자리를 갖던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돌연 말을 멈추더니 취재진 너머에 있던 한 선수를 불렀다. 훈련을 준비하다 감독의 부름을 받은 최주환은 “예”라고 대답한 뒤, 감독의 “파이팅” 한 마디에 다시 “예!”라고 대답하며 자신의 장비를 정리했다.
다소 이례적인 일이긴 했다. 기자 브리핑이 더그아웃에서 진행되는 특성상 수많은 선수들이 취재진에 둘러싸인 감독 앞을 지나며 훈련에 매진한다. 브리핑을 진행하는 감독은 많은 선수가 눈앞을 오가도 취재진과의 대화에 집중할 뿐, 말을 끊으면서까지 불러 세우진 않는다. 하지만 이날은 이게 꼭 필요했다. 감독은 최주환을 불러 세워 진심 어린 격려를 건넸다.
최주환은 전날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다. 2회초 2루타로 출루해 팀의 선취 득점을 올릴 때까진 좋았다. 하지만 2회말 수비 때 자신의 포구 실책을 시작으로 팀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2-6 역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맛봤다. 그 사이 최주환은 외야수의 송구를 받다가 손 끝에 부상을 입으며 2회만에 교체되는 아쉬운 하루를 보냈다.
악몽 같은 하루를 보낸 최주환이었기에, 김원형 감독은 그를 불러 세울 수밖에 없었다. 브리핑 발언을 끊으면서까지 한 진심 어린 격려로 선수의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데 주력했다. 김원형 감독은 “실책하면 분명 누구든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투수와 야수 서로에게 미안하지 않게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것이 팀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괜찮다고 격려하면서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편, 최주환은 전날 포구 때 입은 부상으로 8일 경기에 결장한다. 김원형 감독은 “뼈에 지장은 없다. 하지만 검지 손가락 끝에 통증이 있어 수비는 어렵다고 한다. 오늘 경기는 힘들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SSG는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박성한(유격수)-한유섬(우익수)-하재훈(좌익수)-김민식(포수)-전의산(1루수)-김성현(2루수)-최경모(3루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타격 부진에 빠진 외국인 타자 크론을 말소하고 내야수 전의산을 콜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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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