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의 한 스튜디오에 한화 이글스의 마스코트 수리가 나타났다. 대전 연고팀인 한화의 마스코트는 왜 서울, 그중에서도 핫플레이스라는 성수동에 등장했을까?
한화 이글스는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모두의 전성기, 대전 원도심과 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전시를 열었다. 한화는 '독수리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로 식당과 카페부터 서점 등 대전 원도심의 가게 여덟 곳을 소개하면서 대전의 원도심을 조명했다.
전시는 손님들과 함께 역사가 된 레전드, 오래된 건물에 깃든 멋과 소신, 로컬을 변화시키기 위한 크리에이터의 도전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여덟 가게를 소개한다. 단순히 어떤 곳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가 아니라, 가게를 꾸리는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게마다 어떤 생각이, 어떤 발자취가 담겼는지를 자세하게 풀어냈다.
이들의 역사가 곧 대전의 역사고, 이들이 모여 대전이라는 도시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대전은 소위 '노잼 도시'라거나 '성심당이 전부'라는 꼬리표가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대전을 대표하는 브랜드나 다름없는 한화 이글스가 팔을 걷고 나선 셈이다.
전시를 대전이 아닌 서울에서 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전시민이나 야구팬뿐 아니라 폭넓은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주목하길 바랐다. 굳이 한화 이글스라는 이름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대신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오하이오와 작업한 포스터 속 마스코트 수리로 아이덴티티를 드러냈다.
수리의 '열일' 덕일까, 먼저 온라인을 통해 홍보된 전시는 한화팬들은 물론 다른 목적으로 성수동을 방문한 이들의 눈길을 끌었고, 준비한 굿즈가 모자라 추가 제작을 할 정도로 괜찮은 반응을 이끌었다. 성수동에서 종료된 전시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옮겨져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도 다시 한번 소개될 전망이다.
'독수리협동조합'은 지난해 한화 이글스가 지역상생을 위해 기획한 소제동 팝업스토어 '독수리'와 결을 같이 한다. 또 앞으로도 '독수리'부터 이어진 이 세계관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독수리협동조합에서 소개하는 가게들도 꾸준히 늘려 갈 계획이고, 이 가게들과 구단, 또 선수들, 팬들이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도 기획 중에 있다.
육성선수로 입단해 타선의 중심을 맡게 된 타자, 팔꿈치 수술만 세 번을 받고도 필승조로 거듭난 투수, 묵묵히 움직이는 베테랑부터 발걸음이 힘찬 유망주까지, 그라운드 곳곳에는 각자가 품은 사연이 있다. 도시의 모습도 그렇다. 한화 이글스는 오늘도 누군가의 전성기가 될 그런 이야기를 찾고 또 만든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