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베테랑 우완 김진성이 투혼의 역투로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LG는 코칭스태프의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허무하게 무릎을 꿇을 뻔했지만 김진성의 활약 속에 위기를 넘겼다.
LG는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2-2로 비겼다. LG 입장에서는 승리를 챙기지 못한 아쉬움보다 지지 않은 게 더 다행스러운 결과였다.
LG는 1-2로 뒤진 7회초 2사 후 대타 이형종의 2루타 때 롯데 우익수 고승민이 인플레이 상황에서 공을 볼보이에게 건네는 역대급 본헤드 플레이를 기록한 덕분에 안전진루권을 얻어 2-2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게임 흐름은 분명 LG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연장 10회말 등판한 마무리 고우석이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끝내기 패배 위기에 직면했다. 이 장면에서 경헌호 LG 투수코치는 고우석을 안정시키려는 듯 마운드로 향해 대화를 시도했다.
이때 심판진은 곧바로 경 코치에게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는 규정을 알렸다. 경 코치는 이미 2회초와 8회초 두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었다. KBO리그 스피드업 규정에는 경기 중 감독 또는 코치의 마운드 방문을 2회로 제한하고 있다. 연장전에 돌입할 경우 포수는 한 차례 더 마운드 방문 기회가 주어지지만 코칭스태프는 예외다.
경 코치와 류지현 LG 감독은 이 규정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듯 잠시 항의를 이어갔지만 규정은 규정이었고 불가피하게 투수를 김진성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종료 후 심판진은 "경 코치가 순간적으로 규정을 착각한 듯 보였다. 우리가 규정을 설명하자 이내 수긍하고 곧바로 투수교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급히 투입된 김진성은 벤치 지시에 따라 이대호를 자동 고의사구로 1루에 내보낸 뒤 DJ 피터스와 승부하려고 했지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무사 만루까지 몰렸다. LG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패배가 눈앞에 아른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진성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았다. 장두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을 시작으로 배성근을 파울 플라이, 이학주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을 막아냈다. 11회말까지 롯데 타선을 묶어 내고 2이닝을 깔끔하게 책임졌다. 김진성이 아니었다면 LG는 1패 이상의 타격을 안을 수도 있었다.
김진성은 지난 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뒤 LG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이정용과 함께 팀 내 가장 많은 27경기, 26⅔이닝을 던지면서 LG 불펜을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다.
시즌 전체 성적은 1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4.05로 빼어나지는 않지만 기여도를 따진다면 LG가 상위권 다툼을 이어가는데 적지 않은 보탬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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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