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살인자의 쇼핑목록' 배우 박지빈이 트랜스젠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지난 19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평범한 동네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트 사장, 캐셔, 지구대 순경이 영수증을 단서로 추리해나가는 슈퍼(마켓) 코믹 수사극이다.
극중 박지빈은 MS 마트 생선 코너 담당 생선 역을 맡았다. 생선(박지빈 분)은 배달 경력자, 트랜스젠더, 전과 3범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캐릭터. 박지빈은 생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5일, 엑스포츠뉴스는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박지빈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지빈은 출연 계기를 묻는 질문에 "대본이 재밌었다. 3~4부까지 봤는데 대본 자체가 너무 재밌었고 생선이라는 역할이 꼭 필요해 보였다. 그런데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왜 꼭 트랜스젠더여야 하나요?' 싶었다"라고 전했다.
박지빈은 트랜스젠더라는 캐릭터 설정에 대해 "설명이 들어가지 않으면 이 캐릭터가 드라마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슈나 화제를 만들기 위해서 있는 캐릭터로 다뤄지기에는 '우리가 표현하려는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부 마지막 쯤에 (이)광수 형과 진희경 선배님이 저에 대해서 취조 아닌 취조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생선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트랜스젠더라는 캐릭터 설정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박지빈은 "부담스럽다기 보다는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처음 이 역할을 접할 때도 감독님과 가장 많이 얘기했던 것 같다. 미디어상에 노출은 많이 되었지만 우리가 다가갈 때는 조금 더 본질에 가깝게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작품에 있어서 가장 조심스러웠던 부분이다"라고 답했다.
또 박지빈은 고민이 가장 컸던 설정 또한 트랜스젠더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과 3범은 대사로 표현이 다 됐던 것 같다. 생선을 파는 부분은 신으로 표현을 하려고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캐릭터가 가볍게 소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컸다"고 전했다.
이어 "그 역할을 하고 나서 SNS로 '너무 잘 봤습니다. 가볍게만 소비하지 않아줘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를 주신 분이 실제로 트랜스젠더셨다. 그분한테 그런 댓글을 받으니까 일적으로는 뿌듯했고 (개인적으로는) 뭔가 뭉클한 감정도 있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을 하면서 최고의 칭찬이었던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왜 생선 역에 박지빈이었을까. 해당 질문에 박지빈은 "스타킹이 잘 어울렸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테스트컷으로 감독님한테 제 다리 사진이 있다. 감독님도 '왜 보내셨냐'고 당황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첫 미팅에서 '감독님께서 이 캐릭터를 하려고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는 '저를 쓰실 건가요?' 했던 것 같다. 저는 이 작품에 대해서 이런 부분이 조심스럽다고 말씀드렸고, 감독님 또한 그러셨던 것 같다. 저의 어떤 부분에 끌리셨는진 모르겠는데 어찌 됐든 작품이 시작과 끝을 맺는 데에 소통이 되게 잘 됐던 것 같다. 좋은 만남이었다"라고 전했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 tvN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