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SSG 랜더스 5월 최고의 타자는 두 말할 필요 없이 유격수 박성한이다. 이달 20경기에서 타율 0.356(73타수 26안타) 8타점 OPS 0.844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홈런은 없지만 승부처 때마다 클러치 능력을 뽐내는 것은 물론 득점의 발판을 놓고 흐름을 연결하는 역할까지 척척해내는 중이다. 타순도 5번까지 상승하면서 공수 겸장 유격수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경기 중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지난 22일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는 팀이 2-1로 역전한 8회말 2사 1·2루에서 내야 안타를 만들어 낸 장면이 대표적이다.
LG 투수 정우영에 1루 쪽으로 바운드가 큰 땅볼을 친 뒤 전력질주 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타점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SSG가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적시타를 기록하며 홈 팬들과 1루 더그아웃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박성한은 "1루로 뛰면서 나도 모르게 무조건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게 됐다. 프로에 와서 거의 처음 해본 것 같다"고 웃은 뒤 "땅볼을 치고 타구 체공 시간이 길 것 같아 처음부터 전력질주 했고 아슬아슬하게 살았다. 세이프가 되고 팬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SSG 선배들의 반응은 팬들과는 조금 달랐다. 박성한의 플레이를 칭찬하면서도 다시는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인 팀 내 최고 유망주의 부상을 염려하면서 조금은 몸을 아낄 것을 주문했다.
박성한은 수비 중에도 몸을 주저 없이 날리는 편이다. 게임이 끝난 뒤 박성한의 유니폼이 흙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팬들과 SSG 선배들이 박성한을 더욱 사랑하는 이유다.
박성한은 "더그아웃에 들어오니까 형들이 방금 플레이는 잘했는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절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추신수 선배님께서 자칫 잘못하면 선수 생활이 끝날 수 있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끝까지 달려도 충분히 살 수 있으니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일요일 경기를 떠올렸다.
또 "수비할 때도 타구가 내 쪽으로 오면 어떻게 해서든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몸을 사리지 않고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게 된다"며 "최근 야구가 잘 되니까 모든 게 다 재밌고 밤에 잠이 쉽게 안 든다. 아드레날린이 계속 분비되는 느낌이다. 매일매일 야구장에 나올 때마다 기운이 샘솟는다"고 5월의 느낌을 설명했다.
사진=SSG 랜더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