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하재훈이 '타자'로서의 성공적인 첫 발을 뗐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1군 첫 경기에서 마수걸이 안타까지 생산하면서 한층 더 자신감을 얻게 됐다.
하재훈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6차전에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9-3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하재훈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타자로 전향한 뒤 예상보다 빠르게 1군 데뷔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성실한 훈련 태도와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합격점을 받았고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발판으로 콜업됐다.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에 앞서 "한유섬에게 휴식을 줘야 하는 상황에서 외야수로 선발출전할 야수가 없었다"며 "오늘 상대 선발투수가 좌완이고 하재훈이 2군에서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보고받아 올리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재훈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팀이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1·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1군 무대 첫 안타를 신고했다. 두산 3루수 박계범이 포구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워낙 빨라 내야를 빠져나갔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타구 질 자체는 날카로웠다. 5회초 세 번째 타석은 내야 뜬공, 7회초 네 번째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하재훈 스스로도 만족감을 느낀 타자 데뷔전이었다.
하재훈은 경기 후 "첫 경기부터 안타가 나와서 대단히 기쁘다. 솔직히 말하면 타석에서 힘이 좀 많이 들어갔다"며 "힘을 빼고 타격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5%만 더 힘을 빼고 쳤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게임 전에 긴장감보다는 설레는 마음과 기대감이 더 컸다. 2회초 첫 타석에 들어갈 때는 공 보고 공 치기만 생각했다"며 "깊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고 했는데 운이 따라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재훈은 KBO리그 첫해였던 2019 시즌 투수로 세이브왕에 올랐지만 이듬해부터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수술과 재활을 거쳤지만 어깨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야수 전향을 결심했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었던 2018년 이후 4년 만에 공을 내려놓고 방망이를 다시 잡았다.
비록 단 한 경기로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잊고 지냈던 야수로서의 감각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외야 수비도 무리 없이 소화하면서 1군에서 활용 가치가 있음을 조금은 증명해냈다.
타자 데뷔전을 마친 하재훈의 유일한 아쉬움은 게임 전 다짐했던 '풀스윙 하지 않기'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컨택에 중점을 두고 훈련에 매진해왔지만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 김태훈과의 내기 때문에 원하는 스윙을 하지 못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하재훈은 "원래 풀스윙을 안 하는 스타일인데 김태훈이 1군 첫 타석에서 무조건 홈런을 치라고 자꾸 뭐라고 해서 힘이 들어갔다"며 "다음 경기부터는 자제하려고 한다. 투수 때나 전력투구 했지 타자로 다시 전향한 뒤에는 힘을 빼고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군 타석에 서니까 투수가 바로 눈앞에 있고 펜스는 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퓨처스 경기 때보다는 몸에 엔돌핀이 돌면서 재미있었다"며 "문학에서 열리는 주말 3연전에서도 출전 기회가 주어지면 더 멋진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잠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