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소설가 김영하가 젊은 세대를 응원했다.
1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꾼'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김영하가 게스트로 출연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김영하는 "자기 자신과 자기 삶에 대해 다른 가능성을 상상해 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다.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자기를 혼내고 그러지 않냐. 나 주워온 애 아닐까. 재벌집 아들인데 버려진 애 아닐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가정생활을 견딜 수 있다"라며 밝혔다.
김영하는 "사람들이 '소설을 사람들이 왜 읽나' 그러지 않냐. 삶이 힘들 때 읽는다. 나와 비슷할 수 있었던 누군가의 다른 삶을 굉장히 상세하게 아는 것만으로도 '내가 그때 그 사람이랑 결혼 안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개그맨을 안 하고 이걸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그랬을 때 그걸 세밀하게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살고 있는 삶이 특별해 보인다. 이게 많은 삶 중 하나고 나밖에는 이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없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게 견딜 만하다. 사람이 자기만 생각하고 있을 때 제일 괴롭다"라며 설명했다.
특히 김영하는 "저는 그런 취준생이나 이런 분들이 강연 때도 물어보고 그런다. 제일 많이 질문하는 건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다. 보통 젊은 취준생이라든가 좀 불안정한 자리에 있는 분들은 '내가 인간관계를 잘못해서 이런 일을 겪나?'라고 생각하고 자기를 자꾸 바꾸려고 한다"라며 탄식했다.
김영하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잘못하는 경우를 잘 못 봤다. 그런 사람들은 거의 뭘 잘못하지 않는다. 그게 인간관계를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힘이 약해서 당하는 일이라고 한다"라며 당부했다.
김영하는 "저도 20대 때는 사람들하고도 많이 부딪히고 싸우고 특히 원고료 같은 거 떼어먹는 사람들하고 많이 싸웠다. 뭘 어떻게 해도 안 되더라. 나중에 듣게 된다. 그 사장님이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런다더라. 내가 어떤 일을 당한다면 자기를 자책하지 말라는 거다. 뭘 잘못해서 당하는 일이 아니라고. 지금은 힘이 약하고 만만해서 당하는 일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나을 거라고. 그렇게 이야기해 준다"라며 회상했다.
또 유재석은 "인생 모토가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100%를 다 하지 않고 쓸 수 있는 60~70%만 쓴다. 절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건 뭐냐"라며 궁금해했다.
김영하는 "항상 최선을 다하면 위험하다는 뜻이다. 개미들을 이렇게 보면 열심히 일하는 동물의 상징이지 않냐. 개미들을 잘 관찰해 보니 30%의 개미는 놀고 있다더라. 그게 변고가 생기면 여력이 있다면 나가서 걔들이 싸울 수 있고 손실이 있다면 걔네가 보완할 수 있다는 거다"라며 털어놨다.
김영하는 "인생은 길고 그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매일 최선을 다하다가 예를 들면 몸이 아프다든가 가족 중에 아프다든가. 그러면 회복할 수가 없는 거다. 이미 자원을 다 쓰고 있는데 더 이상 갖고 올 게 없지 않냐. 은행에 잔고를 남겨두듯이 자기의 하루도 오늘 내가 100을 할 수 있으면 70만 하자' 하고 하다가 어떤 순간 위기가 닥쳤을 때 남은 30을 쓰거나"라며 덧붙였다.
더 나아가 김영하는 "마이너리그 선수가 메이저리그 선수보다 훨씬 많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어릴 때 꿈이 마이너리그 선수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터뷰를 해보면 꽤 만족하고 살고 있다. 꿈꿨던 어떤 그런 데에 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가기가 가게 된 어떤 곳에서 보람을 찾기도 하고 기쁨을 찾기도 하고 그렇게 살다 보니까 에너지를 아낄 수 있어서 더 나았던 것 같다"라며 고백했다.
사진 = tvN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