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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Brand Story] 대한민국 스포츠 브랜드의 자존심 'PROSPECS'

기사입력 2011.03.29 15:29 / 기사수정 2011.03.29 16:00

강정훈 기자


[엑스포츠뉴스= 유정우 / 강정훈 기자] 프로스펙스라는 상표가 우리를 찾아온 것은 지난 1981년. 당시 생산자 주문방식(OEM)으로 신발 수출만을 해왔던 국제상사(현 LS네트웍스의 전신)가 자존심을 내걸고 국내 최초로 설립한 순수 국내 자본의 스포츠 브랜드가 바로 '프로스펙스'다.

100여 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외국 브랜드에 비하면 짧기만 한 역사지만, LS네트웍스와 함께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프로스펙스의 기술과 저력은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다.

고무신 공장이 최고의 신발업체로

사오십 대만 하더라도 못 입고 못 먹던 시절에 대한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특히 지금과 달리 구두나 운동화가 귀했던 시절에 고무신은 온 국민의 신발이었고, 고무신과 함께한 그때 추억은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심심찮게 고무신을 찾아볼 수 있고 시골 재래시장 가판대에 놓여 있는 고무신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이 추억의 고무신을 만든 회사가 바로 국제상사였다. 지난 1949년 정미소를 경영하던 양태진 사장과 아들 양정모 상무가 부산에 설립한 국제화학 주식회사가 그 모체로, 오늘날 프로스펙스의 시석이 된다.

전쟁이 끝나자 국제상사는 고무신 공장에서 운동화 공장으로 그 체제를 바꾼다. 신발 업계 흐름이 고무신에서 운동화로 바뀌던 시기였고, 전쟁 중에도 고급 인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던 이점 때문이었다.

한동안 국내 공급만을 주력으로 하던 국제상사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지난 1962년 일본의 한 종합무역상사에서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농구화를 주문하면서부터.

이때 국제상사는 국내 최초로 미국에 농구화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린다. 때마침 정부 주도 하에 추진된 수출 드라이브 정책으로 국제상사의 신발 수출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되고 지난 1970년대에 들어서는 수출액 1억 불에서 5억 불, 그리고 10억 불이라는 고지를 단숨에 넘는다.

국제상사가 얻은 것은 비단 수출뿐만 아니었다. 외국의 유수 브랜드들의 신발을 주문받아 제조하면서 자연스레 습득한 신발제조 노하우는 더욱 값진 것이었다.

프로스펙스의 탄생

고무신으로 시작해 세계 최고의 신발 수출업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을 무렵, 국제와 함께 국내 신발 업계를 이끌었던 화승이 나이키와 손을 잡고 국내 최초로 외국 스포츠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국내 신발업계에는 긴장감이 몰려왔다. 소비자들 사이에는 나이키 구매 붐이 일기 시작했다.

청소년층에서는 부와 멋을 상징하는 일종의 매개 역할을 하면서 나이키 운동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러한 나이키의 진입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 있었으니 바로 국제상사였다.

국제상사는 지난 1978년 쓰러져가는 미국의 스펙스를 인수하여 여기에 '프로'라는 단어를 붙여 '프로스펙스'라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브랜드를 탄생시킨다.

프로스펙스(PROSPECS)란 프로선수들의 수준에 맞는 규격(Profession Specification)이란 말의 약자로, 프로선수들이 착용할 정도의 고품질, 고기능 제품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프로스펙스의 등장은 나이키에 푹 젖어 있던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순수한 국내 브랜드라는 점이 큰 호응을 얻었고, 국내 기술력으로 외국 브랜드 못지않은 고기능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놀라움과 자긍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당시만 해도 애국심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왕이면 우리 제품을 선택했다.

또한,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의 개최 소식, 야구 등의 프로화 등으로 본격적인 스포츠 시대가 열렸고, 사람들의 소비 패턴 역시 고급화되면서 프로스펙스 매장은 급속도로 확산되어 나갔다.

한동안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나이키가 시들해진 것도 이 시기이며 프로스펙스는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프로스펙스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유수의 외국 브랜드와 맞서 국내 1위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성공적인 브랜드이미지 관리 방식에 있었다.

브랜드 론칭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정통 스포츠 전문 브랜드라는 것을 중점적으로 알리고 우리 상품이라는 애국적인 문구를 이용, 프로스펙스가 한국인들에게 그 어떤 제품보다 가슴에 와 닿는 브랜드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국 브랜드인지 외국 브랜드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다른 브랜드와는 달리, 프로스펙스는 순수 국내 브랜드임을 누구나가 알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스포츠과학연구센터를 건립해 설립 초기부터 강조해 온 기술력 중심의 회사 정책을 그대로 현실로 옮겼다.

300여 개나 되는 각종 테스트 기기와 실험 시설을 갖추고 인체공학에 근거한 연구, 그리고 첨단 신소재 개발을 통해 고품질, 고기능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기에 외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 스포츠화 공식 공급업체로 선정되었고, 고기능을 요구하는 선수 경기화가 국내 경기단체로부터 공인을 받을 정도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당시 공기순환 시스템 에어벤트, 초강력 충격흡수 소재 마이크로탄, 비행기 바퀴만큼 내구성이 강한 AI-1000은 신발도 이제 온갖 기술로 무장된 하나의 과학임을 입증해 주기에 충분했다.

철저한 브랜드 관리와 기술 중시, 그리고 순수 국내 브랜드의 이점을 얻고 프로스펙스는 더욱 그 영역을 넓혀 나갔고 유럽과 아시아는 물론 중동과 미주에 걸쳐 총 44개국에 이르는 나라에 진출해 많은 수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프로스펙스만의 독특한 제품들

세계적 브랜드들이 그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상황, 그리고 새롭게 스포츠시장 진입을 노리는 신규 스포츠 브랜드들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프로스펙스는 글로벌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이미 신발도 첨단 기술과 다양한 디자인 각축장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시기였다.

이때부터 그야말로 획기적인 기능과 소재를 사용한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고 예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신발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 2001년 프로스펙스는 세계 최경량 러닝화 '하이퍼'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 제품은 보통 신발 무게의 1/3밖에 안 되는 99g의 무게로, 일반 라면 한 개보다 가벼워 마치 신발을 신지 않고 달리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가볍다.

이듬해에는 세계적인 신발 컨설팅 회사인 미국 인데버사와 공동으로 3년여 동안 연구 개발 끝에 '플러버 360'이라는 초탄성, 초경량 충격흡수 소재를 선보였는데, 이 소재를 처음으로 적용한 제품이 바로 '서브3' 시리즈다.

이는 기존 소재와 비교해 충격흡수 기능을 50% 이상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러너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업계 최초로 피로 유발 물질인 젖산의 분비를 지연, 억제해주는 '팔존' 성분을 내부에 코팅 처리한 제품을 선보였고, 에어컨 기능을 탑재한 러닝화를 내놓으면서 프로스펙스의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바 있다.

여기에다 순수 국내 브랜드라는 자존심은 한국인의 발에 맞는 족형 개발이라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프로스펙스는 한국 신발피혁 연구소와 함께 3년에 걸쳐 3000여 명의 일반인 발 모양을 측정해 한국인의 가장 표준이 되는 발 모양을 연구하여 한국형 라스트(Korean Fit Master)를 개발해낸다.

현재 KFM은 프로스펙스의 모든 신발에 두루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성장호르몬 분비 활성화를 통해 신장 성장을 촉진하는 기능인 GH+(Growth Hormone Plus)를 개발(특허등록 10-0677674호 신장성장촉진용 신발), 성장기 아동화에 적용하며 출시와 함께 자녀의 성장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가대표 및 프로스포츠 지원

이러한 제품 개발과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바로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프로스펙스는 이미 지난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 당시 공식 후원업체로 참여하면서 스포츠마케팅의 문을 열었다.

현재 프로축구 성남 일화, 프로농구 창원 LG,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 등을 비롯해 레슬링, 복싱, 하키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면서 스포츠 전문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해 가고 있다.

또한, 직접적인 선수단 지원과 함께 다양한 스포츠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프로축구 출범 이후 한국프로축구 활성화를 위해 '올해의 프로축구대상', '신문선 프로스펙스 축구교실', '프로스펙스 여름 축구캠프', '프로스펙스 전국 풋살 대회' 등을 개최한 바 있다.

재도약을 꿈꾸는 프로스펙스

지난 2007년 2월 프로스펙스는 국내 최대 LPG 수입사인 LS그룹의 E1에 인수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8년 2월 국제상사라는 사명을 LS네트웍스로 변경하고, 브랜드 론칭과 함께 지속되어온 BI(Brand Identity)를 새롭고 역동적인 심벌로 바꾸면서, 기존의 보는 것에 만족했던 스포츠에서 벗어나 내가 직접 참여함으로써 열정적이 역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참여스포츠를 추구하게 된다.


먼저, LS네트웍스의 프로스펙스 사업 산하의 전 직원들은 워킹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고 워킹 전문가로서의 실전 경험을 쌓으며 워킹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KFM을 적용한 20여 종의 전문 워킹화를 출시하였으며, 제2회 고궁사랑 걷기대회를 비롯한 크고 작은 워킹대회 협찬과 클리닉을 통해 워킹 인구 확산에 힘쓰고 있다.

새롭게 리뉴얼된 프로스펙스의 홈페이지(www.prospecs.com)에 별도의 워킹 관련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을 만큼 프로스펙스의 워킹 사랑은 특별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 진출을 위해 올해 초 전문 산악인 김창호 씨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여 아웃도어 제품 개발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다.

김창호 위원은 K2 무산소 등정을 비롯해 세계 주요 거봉들의 신 루트 개척과 올해 8월 바투라II봉을 세계 최초로 등정하며 한국 산악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대한민국 산악계의 기대주다.

비 온 뒤에 땅은 더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은 프로스펙스에 위기일 수 있지만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새로운 BI 탄생과 함께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하려는 프로스펙스의 도전을 기대해 본다.

[사진 (C) LS네트웍스 제공]
 

[엑스포츠뉴스=스포츠팀]



강정훈 기자 mousy0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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