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김현정 엑스포츠뉴스 기자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창작 뮤지컬 ‘차미’
평범한 취준생 차미호가 꾸며낸 SNS 속 완벽한 자아 ‘차미’가 현실에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2016년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 작곡가와 작가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4년의 작품 개발을 거쳐 2020년 정식 초연했다. 올해 업그레이드해 재연 중이다.
언제= 7월 16일까지.
누구= 유주혜, 이아진, 홍나현, 이봄소리, 정우연, 홍서영, 이채민, 조풍래, 기세중, 안지환, 황순종, 박영수, 고상호, 진태화, 차서원.
어디= 서울 종로구 플러스씨어터.
러닝타임= 110분.
요약= 평범하고 자존감 낮은 취업준비생 차미호는 취업에도 실패하고 짝사랑하는 선배 오진혁과도 가까워지지 못하는 현실에 속상해한다.
다른 사람의 사진까지 올리며 SNS에 현실과 전혀 다른 모습만 보여주던 차미호는 SNS 속 완벽한 자신이 실제이길 바란다. 그런 차미호 앞에 SNS 속 미호인 차미가 나타난다. 차미호는 차미가 자기 대신 꿈과 사랑을 이뤄주자 좋아하지만 어쩐지 불안함을 느끼는데...
관전 포인트=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유쾌하고 발랄한 뮤지컬.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웃기기만 하지는 않다. SNS 속 꾸며진 나와 현실의 지질한 나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는 디지털 시대 현대인, 선택받지 못한 기성품이 된 청춘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어쩌면 난 가진 게 많은 사람", “완벽한 삶은 없어”, “인생은 퍼즐을 맞추는 거야. 하지만 정해진 그림은 없어.” (‘내 이름은 차미’로 시작해 ‘내 이름은 미호’로 끝난다.)
고대 소설 ‘옹고집전’과 채만식의 ‘레디 메이드 인생’을 녹였다. (본체와 지푸라기 인형 중 하나가 사라지는 내용이 아닌 둘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마무리.)
캐릭터의 개성이 강하다. 소심하고 자신감 없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차미호와 우아하고 자신감 넘치고 똑똑한데 쿨하기까지 한 차미, 차미호의 매력을 일깨워 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 주는 고대. 백마 탄 왕자인 줄 알았는데 ‘잘생긴 돌아이’ 진혁까지.
이런 4인 4색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하는 이봄소리, 홍나현, 황순종, 박영수.
공감을 주는 가사와 쉬운 멜로디로 이뤄져 기억에 남는 넘버들. (‘좋아요’, ‘레디메이드 인생’, ‘이해해’, ‘재미없어’, ‘모두 원해’, ‘우리는 하나야’, ‘헤이 헤이 헤이’, ‘스크래치’, ‘이해 못해’ 등)
최애 넘버 PICK= 까맣게 덮힌 화면을 긁어내 무지개색 그림을 그리는 ‘스크래치’. “부딪히고, 상처내고 긁어보면서 그 틈으로 나의 색이 고개를 내밀도록.” 차미호가 비로소 자기가 정말 원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넘버다. (초등학교 시절 추억이 방울방울)
핸드 마이크를 잡고 ‘드랍 더 비트’를 외치는 진혁과 고대. (헤이 헤이 헤이 멜로디가 자꾸만 귓가를 맴도네.)
아기자기한 LED 영상. SNS 화면을 구현해 생동감을 준다.
미워할 수 없는 차미와 진혁. 조금 뻔한 해피엔딩일 순 있지만 차미와 진혁이 '악역이 될 수밖에 없는 존재'로 그려지지 않아 좋다.
자칭 매너 있는 여자 차미. 차미에게 ‘이제야 겨우 목소리와 내 세상을 가졌지만 물거품이 될지 모르는 인어공주의 심정을 네가 어떻게 아냐’라고 하는 모습에서는 동정이 가기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차미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일깨워주는 고마운 존재. (“우리 헤어져”, “영원히 사는 건 별로야” 쿨해도 너무 쿨한 여자.)
훤칠한 외모와 반대되는 코믹한 몸짓과 말투를 대방출하는 진혁. (일상이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외치는데 알고 보니 반전 품은 남자.)
한 줄 감상= SNS 속 나를 더 사랑하나요? 당장 티켓 예매 요망!
사진= 뮤지컬 차미(PAGE1)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