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는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행을 통보받았다. 당분간 LG 퓨처스팀이 있는 이천챔피언스파크에서 머무르며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루이즈는 올 시즌 LG가 연봉 60만 달러, 계약금 15만 달러, 인센티브 25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약 12억 6700만 원)에 영입한 내야수다. LG는 지난해 12월 루이즈와 계약 직후 "뛰어난 수비 능력과 좋은 선구안을 갖춘 중장거리 타자다. 안정된 수비력과 수준급의 타격으로 팀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루이즈의 정규시즌 첫 한 달 성적은 처참했다. 24경기 타율 0.171(76타수 13안타) 1홈런 5타점 OPS 0.536으로 타선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컨택, 선구안 모두 낙제점이었다. 지난달 30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득점 찬스에서 대타로 교체되는 등 승부처에서 믿고 맡길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루이즈는 LG 유니폼을 입은 뒤 훈련 태도와 동료들과의 관계, 팀 적응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류지현 LG 감독도 3일 "팀 메이트로 따지면 최고의 선수다. 기본적인 인성 등에서는 좋은 성향을 가지고 있다"며 "옆에서 볼 때도 잘하려고 노력하는데 결과가 안 나와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의 제1의 덕목은 성적과 기량이다. 지난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해 뛰었던 저스틴 보어도 워크에씩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성적은 32경기 타율 0.170(100타수 17안타) 3홈런 17타점에 그쳤다. LG에게는 현시점에서 '착한 선수'가 아니라 '야구 잘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류 감독도 "현재 상황에서 루이즈가 게임을 뛰는 것보다 뒤에서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이 나가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이게 (루이즈 엔트리 말소의) 기준점이었다"라고 루이즈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LG는 루이즈뿐 아니라 총액 60억 원에 영입한 FA 외야수 박해민과 주장 오지환, 주전 2루수 서건창까지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서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축 야수들의 반등 없이는 시즌 초반 순위 다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LG가 바라는 베스트 시나리오는 루이즈가 이천에서 뚝 떨어진 타격감을 회복해 1군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일단 루이즈의 콜업 시점을 못 박지 않았다. 2군 코칭스태프로부터 확실하게 방망이가 살아났다는 보고가 올라와야만 잠실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류 감독은 "루이즈가 2군에서 한 번쯤 머리를 비우고 새롭게 준비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다른 경기력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결정했다"며 "이천에 합류해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콜업 시점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루이즈는 지금 수비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타격에서 결과가 안 나오고 있는 게 문제였다"며 "본인도 새 리그에 와서 잘하려고 노력 중인데 2군에 머무는 기간을 떠나서 잃었던 어떤 감이 다시 올 수도 있다. 이런 부분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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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