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이대호 선배님께 꼭 가을야구라는 선물을 드리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2018년 프로 입단 때부터 '리틀 이대호'로 불렸다. 팀 선배 이대호와 똑같은 경남고를 졸업한 우타 거포 유망주로 팀 타선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데뷔 5년차를 맞이한 올 시즌에는 유망주 껍질을 완전히 깨부수고 있다. 29일 현재 타율 0.415 6홈런 18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리그 홈런, 타격, 장타율, OPS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지난 2연속 17홈런을 쏘아 올렸던 가운데 커리어 하이 경신은 물론 충분히 20홈런 이상을 겨냥하고 있다.
롯데는 이대호가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예고한 가운데 한동희의 성장은 현재는 물론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었다. 한동희가 리그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면서 전반기 순위 다툼에서도 큰 힘을 받게 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한동희가 지난해와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자신감"이라며 "잠재력이 완전히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타석에서의 집중력, 노림수, 변화구 대처 등 모든 부분이 향상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튼 감독은 그러면서 한동희의 성장에는 이대호의 존재감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보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멘탈까지 케어해주는 이대호가 있었기에 한동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한동희 역시 사령탑과 같은 생각이다.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타석에서의 대처법, 팀 배팅을 비롯해 롯데를 이끌었던 노하우도 많이 알려주신다"며 이대호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한동희는 점점 다가오는 이대호와의 이별의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불혹의 나이에도 이대호의 기량이 여전히 리그 정상급인 데다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까지 충분히 더 뛸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의 결심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한동희는 내년부터 이대호와 함께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우상이 최대한 멋지게 선수로서의 마지막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한동희는 데뷔 후 아직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자신의 첫 가을야구를 반드시 이대호와 함께 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려 한다.
한동희는 "선배님께서 내가 잘해야 본인이 편하게 은퇴할 수 있다고 농담 섞인 진담을 자주 하셨다"며 "은퇴 번복을 안 하실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결국 내가 잘하는 것밖에는 없다. 올 시즌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추억을 쌓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목표를 따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롯데의 가을야구가 오직 첫 번째"라며 "이대호 선배님께 가을야구를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