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이대호를 얕잡아 본 게 아니라 최선의 선택이었다."
SSG 랜더스는 지난 2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선발 맞대결을 펼친 SSG 김광현, 롯데 박세웅이 나란히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불펜투수들까지 좋은 피칭을 선보이면서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SSG는 연장 11회말 선두타자 안치홍의 안타 출루와 정훈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의 끝내기 패배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벤치의 빠른 판단으로 실점을 막아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한동희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비어 있는 1루를 채웠다. 투수를 이태양에서 조요한으로 교체해 이대호와 붙게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조요한이 152km짜리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이대호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냈다. SSG가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뤄지면서 무승부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이튿날 "한동희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이대호와 승부를 선택한 건 이대호를 얕잡아본 게 아니다"라며 "한동희가 워낙 잘 치고 있고 1루가 비어 있어 우리로서는 병살타를 노리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아니라 어느 팀이어도 고의사구 전략 후 이대호와 승부를 했을 거라고 보여진다"며 "1점만 주면 경기가 끝나기 때문에 이대호를 상대하기 위해 불펜에서 가장 강한 구위를 가지고 있는 조요한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조요한이 좋은 투구를 해줬다"고 평가했다.
조요한 등판의 경우 사전에 준비된 카드였다고 밝혔다. 한동희와 승부를 피했지만 이대호 역시 리그 최정상급 타자이기 때문에 조요한처럼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가 아닌 이상 이겨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 감독은 "상대 타자가 이대호였기 때문에 조요한을 등판시켰다. 강력한 구위가 아니면 이대호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불펜에서 갑자기 투입한 게 아니라 11회말 시작 전부터 조요한을 대기시키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