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은 500m를 제외한 여자 1000m와 1500m, 계주 3000m와 여자 3000m 슈퍼 파이널 총 4개 종목에서 정상에 올랐다. 최민정은 랭킹 포인트 107점으로 캐나다의 킴부탱(84점)을 제치고 2015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김아랑(고양시청), 심석희(서울시청), 서휘민(고려대)과 팀을 이뤄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우승을 이끌며 이번 대회 4관왕의 위용을 떨쳤다.
11일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여자 대표팀은 미소를 보이며 서로에게 메달을 걸어줬다. 그러나 시상대 왼쪽 끝에 자리한 심석희는 팀원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아랑이 서휘민을 향해 옆에 있는 심석희에게 메달을 걸어주라고 말하자 가장 마지막에 심석희가 메달을 목에 걸었고, 그제서야 옅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최민정과 심석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불편한 동거를 했다. 심석희는 지난해 10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코치 A와 동료 욕설 등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메시지에는 대표팀 동료 최민정과 김아랑을 겨낭한 욕설, 험담도 포함되어 있었다. 게다가 심석희는 고의로 최민정과 충돌하겠다는 메시지를 A 코치에게 보냈고, 실제로 여자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함께 넘어졌다. 이후 빙상위원회는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12월 21일 심석희에게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로 인해 심석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전국동계체전에 나서지 못했다.
2월 21일 징계가 해제된 심석희는 대표팀 복귀 의사를 보였고, 입촌 당일인 지난달 2일 편지를 통해 최민정과 김아랑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최민정은 소속사를 통해 심석희가 사과를 앞세워 개인적인 접근 및 만남 시도를 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고 훈련 이외의 장소에서 불필요한 연락 및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빙상연맹과 국가대표팀에 요청했다.
4관왕으로 금의환향한 최민정과 달리 심석희는 계주 외 개인 종목에서 무관으로 개인 종합 8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날 선수단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입국장을 빠져나온 심석희는 귀국 직후 진행된 환영식에서도 최민정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과 거리를 둔 채 어색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한편 최민정은 "한 마디로 정의되지 않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분이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잘 이겨냈다. 좋은 마무리를 한 덕분에 후련하게 시즌을 끝낼 수 있게 됐다"며 "푹 쉬고 싶다"고 밝은 미소로 소회를 전했다.
최민정 심석희의 '거리두기'
심석희, 동료 선수단과 멀찍이 떨어진 채로
'4관왕' 최민정의 금의환향
최민정-심석희, 메워지지 않는 거리
불편한 동거
박지영 기자 jy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