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한유철 인턴기자) 현재는 비난의 대상이지만,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헤타페와의 2021/22시즌 프리메라리가 32라운드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기분 좋은 클린시트 경기였지만, 홈 팬들의 야유가 나오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가레스 베일의 등장 때였다. 베일은 74분 카림 벤제마와 교체돼 약 20분 간 피치 위를 누볐다. 그러나 홈 팬들은 베일이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이유가 있었다. 베일의 태도 때문이었다. 베일은 이번 시즌 잦은 부상으로 리그 5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높은 주급을 받고 있지만, 팀에 끼친 영향력은 '0'에 가깝다.
이번 시즌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업보이다. 베일은 최근 3년 간 부상 때문에 결장하는 기간이 많았다. 그러나 부상 회복에 집중하지 않고 골프에만 전념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웃고 떠드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 서포터들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오는 여름 계약이 만료되지만, 계약 연장을 원하는 서포터들은 없다. 더 이상 바라는 것도 없고, 조용히 팀을 떠나는 것이 서로에게 최선의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과거 찬란했던 시기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베일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벤제마와 함께 'BBC 라인'을 형성하며 세계 축구를 호령했다. 빠른 발과 슈팅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지네딘 지단 감독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렇듯 역사를 함께한 선수에게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자 동료가 베일을 변호했다. 지난 10일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에 따르면, 카세미루는 "베일에게 야유를 보내는 것은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를 향해 야유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비난보다 지지를 촉구했다. 카세미루는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적인 인물이다. 그는 클럽을 위해 아주 중요한 골을 많이 넣었다. 팬들은 베일에게 야유가 아닌 지지를 보내달라"라고 말했다.
카세미루의 말마따나 베일은 임팩트있는 득점을 많이 기록했다. 바르셀로나와의 코파 델 레이 경기에서 세르지 로베르토를 속도로 제치고 넣은 골과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기록한 바이시클 킥 득점은 여전히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베일과 레알 마드리드의 동행은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웃으면서 보내기엔 너무 늦었다. 그러나 서포터들이 훗날 베일을 회상했을 때, 자랑스러운 레알 마드리드 선수로 남기 위해선 남은 시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진=AP/연합뉴스
한유철 기자 iyulje9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