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SSG를 넘어야겠는데요?”
자신의 팀 KT 위즈를 비롯해 10개 구단 투수력을 점검하던 이강철 감독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SSG 랜더스의 이름을 꺼내며 고개를 흔들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새 시즌에도 ‘투수왕국’이라 불리고 있는 KT지만, 메이저리거 김광현이 돌아오는 SSG도 만만치 않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KT는 이번 시즌에도 최고의 마운드를 구축한다. 데스파이네-쿠에바스 외국인 원투펀치가 그대로 있고, 고영표와 배제성, 소형준으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진에 또 한 명의 선발 자원인 엄상백까지 탄탄한 구위를 유지하고 있어 굳건하다. 불펜진 역시 김재윤과 주권, 박시영부터 신인 박영현까지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걱정이 없다. 올 시즌에도 ‘투수왕국’을 기대해 볼만 하다.
하지만 KT만큼 새 시즌 마운드가 탄탄한 팀이 SSG다. 메이저리거 김광현이 돌아왔고, 6월엔 강력한 선발 자원인 박종훈-문승원까지 부상에서 복귀한다. 완전체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여기에 불펜진엔 마무리 김택형을 비롯해 서진용, 김태훈, 박민호 등에 신인 윤태현까지 계산이 서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확 무거워진 선발진에 경험 쌓인 불펜진까지, SSG 투수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강철 KT 감독도 SSG를 경계했다. 20일 SSG와의 수원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투수왕국 라이벌’에 대한 질문에 “SSG가 초반 조금만 잘 버티면 마운드가 좋아질 것 같다. 계투진에도 볼 빠른 선수들이 많아 까다롭다”라며 SSG를 경계했다. 이후 다른 팀 투수진을 점검하던 이 감독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윽고 “진짜 SSG를 넘어야 되겠는데?”라고 웃으며 SSG의 투수진을 재차 경계했다.
이강철 감독의 고평가에 김원형 SSG 감독은 “왜 그런 말씀을 하셨지, 작년에 많이 넘지 않았나”라고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 감독은 “김광현의 합류로 우리 팀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부담이 되기도 한다”라면서도 “(김)광현이가 있어도 부담이고 없어도 부담이었다. 그래도 광현이가 없었으면 걱정을 더 많이 했을텐데 합류해서 긍정적이라는 생각이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이강철 감독의 말대로 SSG 투수진이 완전체를 갖추기까진 시간이 걸린다. 김광현의 몸 상태는 좋지만 투구수를 늘리기까진 시간이 걸리고, 박종훈과 문승원은 빨라도 6월에 복귀한다. 한동안은 외국인 원투펀치와 다른 토종 선수들로 버텨야 하는 SSG다. 김 감독은 “김광현이 돌아오는 시점이 중요하다. 지금은 정상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데, 김광현이 몇 경기 이후에 들어오느냐에 따라 향후 구상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새 시즌 마운드 준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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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