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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 한채영 "바비인형 수식어, 꼭 바꿔야 하나요?"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2.03.13 12:10


[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바비인형 말고 앞으로 불리고 싶은 애칭이요? 꼭 바꿔야 하나요?(웃음) 어릴 때는 바비인형이라는 말이 너무 부담스럽지 않나 생각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얼마나 감사한데요.(웃음) 제가 정말 바비인형 같아서 그렇다기보다는, 습관적으로 수식어가 된 것 같아요. 진짜,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하죠." (2017.09.20. '이웃집 스타' 인터뷰 중)

배우 한채영을 이야기 할 때면 '바비인형'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곤 합니다. 정말 살아있는 바비인형을 연상케 할 만큼, 172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시원시원한 분위기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2000년 영화 '찍히면 죽는다'로 데뷔 이후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죠.

지난 달 23일부터 방송 중인 iHQ 드라마 '스폰서'에서는 재력과 미모를 다 가진 뷰티회사 CEO 한채린 역으로 대중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최근 방송된 KBS 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통해서도 한채영의 반가운 얼굴을 만나볼 수 있었죠. 이날 방송에서 한채영은 음식을 많이 먹는다며 "매니저와 둘이 다닐 때 고기를 12인분 시켜서 먹는다"라고 남다른 식성을 밝히는가 하면, "음식 조절하면서 몸 관리를 하지는 않는다. 고등학교 때는 피자 라지 한 판, 햄버거 두세 개, 라면은 기본으로 두 개씩 끓여 먹다 보니까 제 몸은 익숙한가 보다. 먹는 게 재미있지 않나. 먹을 땐 자유롭게 먹고 관리할 때는 열심히 한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이후 어느 순간 체중이 증가했다고 말하며 "체중계에 올라갔는데 '이거 고장 난 거지?'라고 했다. 58kg이 됐다. 원래는 50kg이었다"라고 체중까지 공개하며 8kg가 증가한 사연을 솔직하게 얘기했죠.

여배우에게는 특히 민감할 수 있는 체중 이야기까지, 거침없고 소탈하게 자신의 일상을 말하는 한채영을 보며 2017년 9월 영화 '이웃집 스타' 개봉을 앞두고 만났던 5년 전 한채영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이웃집스타'는 스캔들 메이커 톱스타 혜미(한채영 분)와 '우리 오빠'와의 열애로 그녀의 전담 악플러가 된 여중생 소은(진지희)의 이웃살이 비밀을 그린 영화였습니다. 한채영은 중학생 딸 소은을 둔 톱스타 혜미 역으로 출연했죠. 

당시 실제 나이 30대 후반이었던 한채영에게 '중학생 딸을 둔 엄마 역을 연기하는 것이 부담되지 않았냐'는 말에 "일반적인 엄마 역할이 아니어서 재미있었어요"라고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극 중에서는 어릴 때의 사고로 아이를 낳아서 중학생 딸을 두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리고 작품을 고를 때도 굳이 엄마 역할이 아닌 것을 고르는 편도 아니에요. 2005년에 방송했던 드라마 '온리 유'는 제가 26세였을 때였는데, 그때 이미 엄마 역할을 했었거든요. 그런 부담감은 없어요. 요즘 엄마들도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잖아요"라고 자신있게 말을 더했죠. 

겉모습만 보면 도도해보이고 차가워 보인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조금 가까이에서 만나본 한채영은 누구보다 거침없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들을 꺼내놓는 데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한채영 스스로도 지난 시간동안 나름대로의 도전으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는 작품들을 찾아왔었죠. 2017년 방송된 '언니들의 슬램덩크2' 등 예능 출연을 통해 허당기 있는 모습 보여주는것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한채영은 "원래 성격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라면서 "저 성격 진짜 좋은데"라고 셀프 칭찬을 해 웃음을 전하기도 했죠. 이어 "다른 것보다도,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 별로 안 좋아하고, 안 좋은 일이 있거나 고민되는 부분들도 단순하게 생각하죠. 나쁜 일이 있어도 빨리 잊어버리려고 하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 편이에요. 원래 제가 가지고 있던 성격인데, 보여줄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흔히 '슬럼프'라고 부르는 힘들었던 시간들에 대해서도 "제가 일한 지 오래됐지만, 다행히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잘 왔던 것 같아요. '나 슬럼프야'라고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잖아요. 저도 최대한 그 상황에서 저의 부족한 면을 많이 채우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해요"라고 돌아봤죠.


데뷔 20여년간 자신을 수식해 온 '바비인형' 수식어 역시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털어놓았습니다. 한채영은 '앞으로 바비인형 말고 또 불리고 싶은 말이 있냐'는 물음에 "꼭 바꿔야 하나요?"라고 눈을 크게 뜨며 밝게 되물었죠.

"어릴 때는 바비인형이라는 말이 너무 부담스럽지 않나 생각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얼마나 감사한데요.(웃음) 제가 정말 바비인형 같아서 그렇다기보다는, 습관적으로 수식어가 된 것 같아요. 진짜,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하죠.(웃음)" 

20대에 데뷔해 40대 초반을 맞은 지금까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자연스럽게 더해지는 나이의 흐름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솔직히 얘기하면 나이를 안 먹고 싶죠. 제가 중국 활동을 할 때도,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묻는 말에 장난처럼 '나 스물넷이다'라고 말하면 그 다음부터는 나이를 안 물어보시더라고요"라고 환하게 웃으며 "이건 사실 재밌게 하려고 얘기하는 부분이고요. 나이를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두려움이나 거부감은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에, '나이 먹는 것이 뭐 그렇게 대수인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라는 마음을 전했죠.


당시 30대 후반이었던 한채영은 '40대, 50대에 꿈꾸는 모습이 있나'라는 말에 "삶이 평온하고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어요. 일하는 것도, 가족과의 생활도 그렇고요. 뭔가 엄청나게 대단하기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어느 정도는 평범하고 또 잔잔한 삶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죠"라고 바람을 전했습니다.

20여 년간 활동한 연예계에서의 시간을 지나오며 한채영은 조금은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아는 법을 알게 됐고, 지금도 변하지 않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순간순간들을 즐기며 그렇게 하루하루의 시간을 이어가는 중이죠. 2017년 이후 5년이 지난 한채영의 현재는 그 때의 이야기에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영화 스틸컷, KBS 방송화면, 빅토리콘텐츠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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