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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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매존,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7.09.07 19:45 / 기사수정 2007.09.07 19:45

정재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호 기자] 뼈가 많아 살점이 적음에도 맛이 좋은 '계륵(닭갈비)'에 대한 일화를 아시는가.

중국 삼국시대 시절 위나라의 군주 조조는 규모가 작지만 유비의 촉나라 공략의 기틀이 되는 한중 땅을 '취하기는 지나친 듯 하고 버리기는 아까운' 계륵에 비유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진에도 그와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올 시즌 5월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국 땅을 밟은 브라이언 매존(31. 사진). 매존은 구위가 기대에 못 미쳐 한국을 떠난 크리스 윌슨(31)을 대신한 투수다.

2007' 시즌 삼성이 팔꿈치 수술로 전열 이탈한 배영수가 빠진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고자 영입했던 크리스 윌슨. 윌슨은 시즌 개막 후 한 달간을 뛰면서 1승 6패 방어율 3.79(승운도 안 따라주기는 했다. 6패 중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당한 패가 3패였다.)의 생각했던 것보다는 초라한 성적으로 한국을 떠나게 된다.

윌슨의 대체용병으로 영입된 선수는 06시즌 오타와 링스(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소속으로 14승 6패 평균자책점 2.11(리그 1위)을 기록했던 매존. 컷 패스트볼의 구사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입국 당시 기대를 모았던 투수다.

그의 첫 게임은 5월 20일 LG 트윈스전. 선발 브라운에 이어 6회에 마운드에 등판. 1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주기는 했지만 삼진을 2개나 곁들이며 상쾌한 한국생활을 예감하게 했다. 그리고 3일 후인 5월 23일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등판한 매존은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8이닝을 1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상쾌하게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였던가, 매존은 경기 초반 자주 실점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초반에 실점하고 중, 후반 달아오르는 투수들의 경우도 있었으나 매존의 경우는 초반 실점에 심하게 흔들렸다. 올스타전 휴식기 이전에는 중도 교체 가능성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매존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존의 후반기 성적은 8경기 등판 2승 3패에 평균자책점 2.57. 승운이 따르지 않았으나 전반기에 비하면 확실히 나아진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전반기 4승 5패 방어율 4.50)

매존은 류현진(20. 한화 이글스) 이나 팀 동료 권혁(22) 처럼 힘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스타일도, 전병호(34)처럼 타이밍으로 상대를 맞춰 잡는 스타일도 아닌, 어찌 보면 좀 어중간한 스타일이다. 직구 스피드도 140km/h 초반,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커브와 슬라이더, 그리고 주무기인 체인지업까지.

첫 선발등판에서 상대 타자의 배트를 부러뜨리며 위력을 과시했던 컷 패스트볼의 구사력도 기대 이하다. 말 그대로 어중간하기 때문에 그날 투구패턴이 초반에 읽혀버리면 속절없이 두들겨 맞고, 읽히지 않으면 6이닝은 무난하게 막아주었던 것. 즉, 기복이 심하다고도 볼 수 있겠다.

다행히 후반기에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나 그 심한 기복을 언제 드러낼지 모른다. 재계약을 시도하기는 아쉬운 선수. 그러나 쉽게 내치기도 어렵다. 매존을 '계륵'에 비유한 이유는 바로 상위팀과의 상대 성적 때문이다.

현재 삼성을 제외한 상위 3팀, 페넌트레이스 1위 SK - 2위 두산 베어스 - 4위 한화와의 상대 성적은 다음과 같다.


대 SK: 5경기 33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1.64

대 두산: 2경기 12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4.50

대 한화: 3경기 21 2/3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0.42

3팀 통합: 10경기 66 2/3이닝 4승 3패 평균자책점 1.75

두산전 성적이 약간 처지는 것이 흠. 그러나 SK와 한화를 상대로 한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특히 삼성이 SK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경우, 스페셜 리스트로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바로 매존이다.

포스트시즌에서 쾌투를 보여준다면 매존은 다음 시즌에도 삼성과 함께할 가능성이 커진다. 매존이 남은 기간 동안 좋은 활약으로 선동열 감독과 삼성 프런트의 신임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사진=삼성 라이온즈>



정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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