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개그맨들이 운영하는 또 하나의 유튜브 채널이 소위 '대박'이 났다. '장기연애' 시리즈로 상승세를 탄 뒤 다른 영상들까지 호평을 끌어낸 '숏박스' 이야기다.
'숏박스'는 KBS 공채 30기 개그맨 김원훈과 31기 개그맨 조진세가 함께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32기 개그우먼 엄지윤도 객원 멤버처럼 함께한다. 이들은 일상에서 실제로 겪을 법한 일들을 5분 내의 콩트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30일 첫 영상을 업로드하며 시작을 알린 '숏박스'. 1월 업로드한 '장기연애' 시리즈 1탄 '모텔이나 갈까?' 편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조회수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1만 명도 안 되던 구독자수가 26일 기준 8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장기연애' 시리즈 외에도 '마감 30분 전'이라는 제목의 미용실 편, '경차사러 갔다가 람보르기니 산 썰'이라는 제목의 허위딜러 편이 큰 인기를 끌었다. 업로드한 영상 대부분이 100만 뷰를 넘었다. '모텔이나 갈까?' 편의 조회수는 무려 500만 뷰가 넘는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점차 사라지며 유튜브에서 활약하는 개그맨들이 많아졌고, 성공하는 개그맨들도 늘어난 상황. 이처럼 '숏박스'의 김원훈과 조진세도 성공한 개그맨 유튜버 대열에 합류했다. 2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소속사 메타코미디 사무실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두 사람은 지인들의 연락을 받으며 인기를 점차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 인생에서 이렇게 바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바빠요.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주니까 인기가 실감나기도 하고요. 연락 안 오던 친구들도, 군대 선후임들도 연락이 오더라고요. 카톡을 일일이 답장하지 못할 정도예요." (김원훈)
"마스크를 써도 알아보는 분이 있어요. 저는 눈썹이 특이하고, (김원훈) 선배는 이목구비가 아랍 스타일로 특이하게 생겨서,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조진세)
김원훈과 조진세는 '숏박스' 채널을 오픈하기 전, 2019년부터 약 3년간 '우낌표'라는 채널을 운영해왔다. 구독자 11만 명의 인기 채널이었지만, '스케치 코미디'라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채널을 새롭게 오픈했다. 어떤 과정에서 '스케치 코미디' 장르를 선보이게 됐을까.
"선배나 저나 무표정으로 진중하게 대사를 툭툭 내뱉는 게 재밌었어요. 텐션을 올릴 때보다 텐션을 떨어뜨려서 툭툭 내뱉는 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키 앤 필'이라는 남성 듀오가 있는데 그느낌이랑 비슷하게 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요. 스케치 코미디를 우리나라에선 많이 안 해봤으니까 도전을 해보자 했죠." (조진세)
그렇게 시작한 스케치 코미디 채널 '숏박스'는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많은 영상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건 '숏박스'를 지금의 위치로 만들어 준 장기연애 시리즈. 이에 장기연애 시리즈의 탄생 배경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안 나올 뻔한 콘텐츠예요. 아침에 다른 콘텐츠를 찍으려고 만났는데, 카메라가 먹통이 된 거예요. 사무실로 다시 돌아와서 그냥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상황극처럼 진세가 트림을 진짜 크게 한 거죠. (엄)지윤이가 콩트처럼 '정내미가 떨어진다. 우리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그게 '장기연애' 편으로 이어졌어요. 그날 아침에 카메라가 잘 됐으면 안 나왔을 거예요."(김원훈)
"그날 정상적으로 촬영을 했다면 아마 '장기연애' 콘텐츠는 1년 뒤에 나왔을 수도 있어요." (조진세)
엄지윤의 합류는 '숏박스'에 큰 힘이 됐다. 남자 둘만 출연하던 채널에 엄지윤이 합류하면서 콩트 주제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 그 덕에 '장기연애' 편이 탄생하기도 했다.
"저희 둘이서만 하고 있는데 남자 둘이 할 수 있는 소재가 한정적이었어요. 여자 멤버가 한 명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비슷한 기수에서 찾게 됐는데, 저도 (조)진세도 딱 지윤이가 떠오르더라고요." (김원훈)
"저희가 모르는 부분을 지윤이가 많이 알기도 해요. 여자분들과 공감대가 있으니까. 그래서 저희한테 큰 도움이 되고요. 여자분들이 하는 행동을 잘 잡아내더라고요. '예쁜카페' 편에서 '우와 맛있겠다'하면서 영상 찍는 거, 저희는 몰라요. 그런데 그게 SNS에서 챌린지처럼 됐더라고요. 채널이 잘 되니까 지윤이도 엄청 좋아해요." (조진세)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고아라 기자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