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SNL코리아2'가 농인들의 언어인 수어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제작진은 의도와 다르게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쳤다며 공식 사과했다.
지난 12일 쿠팡플레이 'SNL코리아2' 화사 편의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서는 모델 정혁이 기자로, 배우 정상훈이 AI로봇이자 수어통역사로 등장했다.
정혁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판정을 언급했고, 정상훈은 정혁의 리포팅에 맞춰 수어를 했다. 이 과정에서 정상훈은 실제 수어와 거리가 먼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동작을 지어 보였다. 특히 '분노'라는 부분에서는 수어와 상관없이 고함을 질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설상가상 제작진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까지 넣으며 웃음을 유발했다.
온 국민이 분노한 이번 올림픽의 쇼트트랙 경기 편파 판정을 비판하는 내용은 공감을 샀지만, 청각 장애인의 언어인 수어를 웃음 소재로 사용했다는 데에는 비판이 거세다.
쿠팡플레이 공식 SNS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SNS에서 공유되며 항의를 받고 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프로그램과 제작진을 비난하는 글이 다수 게재되며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먼저 한 네티즌은 "제 아무리 자신들이 청인이고 수어 사용자가 아니라고 한들, 수어통역사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고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수어를 웃음거리로 만든 것이 농인들과 통역사들에 대한 비하라는 생각을 방송되기까지 아무도 안 했다는 게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네티즌은 "다른 사람의 인종, 언어나 장애 유무를 웃음거리로 쓰고 비하 소재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2006년 '개그콘서트'에서는 틱 장애를 소재로 비하해 비판을 받은 적이 있고 코너를 없앤 적이 있다. 16년이 지났음에도 'SNL코리아'는 폐지된 '개그콘서트'보다도 후퇴하고 있는 그야말로 개그 같은 상황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약자 대상으로 개그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 "수어에서 표정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걸 개그로 쓰다니.. 옆 사람은 멀쩡한 얼굴로 말하는데 수어 통역사만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 "수어는 농인분들의 언어다. 그 누구도 타인의 언어를 조롱할 자격은 없다"며 분노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플레이 'SNL코리아2' 측은 21일 엑스포츠뉴스에 "'SNL코리아' 제작진은 지난 12일 방송된 시즌2 7화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 중 베이징 올림픽 편파판정 이슈를 풍자하는 과정에서 제작 의도와 다르게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 드린다"며 "해당 영상은 삭제 조치하였으며, 본편에서도 삭제 반영될 예정이다.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있어 소재와 표현에 주의를 기울여 즐거운 웃음을 드릴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 = 'SNL코리아2'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