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수정 인턴기자) '블랙' PD가 범죄자 미화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이하 블랙)’은 영화와 소설을 뛰어넘는 잔인한 현실을 들여다보고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해,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알려진 사건의 진행 과정이나 그 잔혹성에 대해 재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범죄자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무엇이 그들을 악마로 만들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때문에 ‘블랙’ 제작에는 범죄자의 내면을 살펴보기 위한 남다른 노력과 실제 자료가 필요했다.
김 PD는 “지난해 5월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하면서 실제 강력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직접 만나보려고 많은 시도를 했지만, 사형수가 수감 중인 교도소와 사형수의 수감번호조차 개인정보라 알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막막했던 시작을 돌아봤다.
이에 제작진은 사건의 담당형사,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혹은 가해자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를 수소문해 사형수의 정보를 알아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대면 면회는 전면 불가였다.
이후 제작진이 선택한 범죄자들과의 소통 수단은 ‘편지’였다. 김 PD는 “사형, 무기징역으로 복역 중인 범죄자들에게 지난해 6월부터 제작진이 직접 손편지로 30통 정도를 보내봤다”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아무런 답장이 없었고, 제작진 역시 ‘누가 답장을 보내겠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2차, 3차로 편지를 보냈다.
오랜 기간 기다린 끝에, 9월이 되자 사형수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그 후로도 몇몇 사형수로부터 답장이 왔다. 김 PD는 “현재도 제작진은 계속해서 편지를 보내고 있으며, 답장을 받지 못한 범죄자들의 사건을 다룰 때는 판결문을 토대로 제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프로그램의 구성 중 드라마는 1인칭 범죄자 시점으로 만들어지는데, 그들의 편지뿐만 아니라 판결문에 나와 있는 범죄자의 실제 증언을 바탕으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블랙’은 당시 사건 담당 형사, 심리학자의 인터뷰를 통해 범죄자의 심리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블랙’ 제작진들은 ‘범죄자 1인칭 시점’으로 제작되는 실제 사건 재연 드라마가 혹시나 ‘범죄자 미화’로 보이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김 PD는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이 범죄자의 비겁한 변명을 팩트와 증거를 바탕으로 반박하는 역할을 하므로 그런 우려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쇄 살인범을 포함해 많은 강력 범죄자들을 프로파일링한 권일용 교수, 범죄자의 심리뿐만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까지도 들여다보는 장진 감독, 배우로서 피해자의 입장에 공감하고 분노하는 최귀화 세 사람의 합을 기대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서 살고 있지만, 범행을 저지른 사형수들은 교도소에서 우리와 같은 똑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라며 씁쓸해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실질적 사형폐지 국가이지만,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기억하며 다시는 이런 잔혹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를 생각했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블랙: 악마를 보았다’는 23일 오후 10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사진=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
김수정 기자 soojk30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