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그룹 에픽하이(EPIK HIGH)가 이 세상의 선인장 같은 사람들을 위한 위로와 헌사를 전한다.
14일 오후 6시 에픽하이의 정규 10집 두 번째 앨범 'Epik High Is Here 下 (에픽하이 이즈 히어 하)'와 타이틀곡 '그래서 그래(Gray So Gray)(Feat. 윤하)'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Epik High Is Here 下'는 지난해 발매한 'Epik High Is Here 上' 이후 에픽하이가 1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10집의 PART 2다. 타이틀곡 '그래서 그래'는 타인의 감정에 쉽게 질문하고 답을 원하는 이들과 세상에게 이해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타이틀곡 피처링으로 참여한 가수 윤하와 에픽하이의 재회다. 이들은 2018년 발매된 에픽하이 정규 5집 'Pieces, Part One(피스, 파트 원)' 수록곡 '우산'으로 호흡을 맞췄던 바.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히트곡인 만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에픽하이와 윤하의 만남은 많은 음악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타이틀곡 외에도 'HERE (히어)', 'Prequel (프리퀄)', 'Super Rare (슈퍼 레어)(Feat. 원슈타인, pH-1)', 'BRB', 'I Hated Myself (Tablo’s Word)',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Rain Song) (Feat. Colde)', 'Rich Kids Anthem (리치 키즈 앤섬)(Feat. 이하이)', 'Face ID (페이스 아이디) (Feat. 기리보이, 식케이, 저스디스)', 'Piano For Sale (피아노 포 세일)', '가족관계증명서 (Family Portrait)(Feat. 김필)', 'Champagne (샴페인)' 등 총 12개 트랙이 '찐힙합'을 물론 R&B까지 다채로운 장르가 수록돼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매번 공감대 높은 가사로 자신들만의 위로를 건네온 에픽하이는 이번에도 상처받은 마음들을 어루만진다. '너 원래 이랬냬 / 늘 가시 돋친 내게 다가서기 두렵다는 너도 / 잘 알 텐데 / 세상이 내게 삼키게 했던 가시 수백 개를 / 몸 밖으로 밀어내다 선인장이 됐네' '답 없는 놈일 수밖에 / 난 나란 게 문제며 / 그래 너 말대로 병이니까 / 꽃을 담아도 툭 치면 조각나버릴 운명이니까 / 가' 등 직설적으로 뱉어낸 노랫말은 세상의 변두리에 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내가 못된 것만 배워서 그래 / 못된 짓만 골라서 했네 / 이런 내가 미워 / 나도 착하게 살고 싶었는데 / 너무 많이 다쳐서 그래 / 너무 많이 속아서 그래' '결국 내 외로움에 이유는 전부 난데 / 난 자꾸 탓을 돌려 너와 세상에게 묻네' 등 가사는 선인장이 될 수밖에 없었던 현실 속 자조적인 자기고백을 담아내 인상적이다.
이러한 가사들은 결국 '이런 날 용서해줘 /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잘 안 돼 / 좀 기댈 게' '웃고 싶어 / 근데 그게 잘 안 돼 / 안 돼'라는 처연한 맺음으로 이어져 듣는 이로 하여금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한편 에픽하이는 컴백에 앞서 타블로의 코로나19 확진이라는 예상밖 암초를 만났다. 이에 컴백 당일 예정됐던 기자간담회를 취소하는 등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으나 앨범 발매는 당초대로 진행, 오랜 기다림 끝 팬들에게 차분한 위로로 와닿았다.
사진=아워즈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