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그때 그 시절'은 스타들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천사를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풋풋한 데뷔 시절은 물론 전성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향수를 자극하는 별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되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창이다. 메달을 딴 것 이상의 아름다운 도전을 한 선수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고려대) 역시 한국 피겨계의 또 다른 역사를 쓰며 박수를 받았다.
2001년생인 차준환은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5위를 차지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총점 99.51점, 프리스케이팅에서 182.87점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이다.
알고 보면 차준환은 아역 배우, CF 모델 출신이다.
초코파이 광고, 우유 광고에서 귀여운 비주얼을 자랑한다.
2007년 MBC ‘베스트 극장 로맨스파파’, 2009년 MBC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에서 정일우 아들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아련한 눈빛과 인형같은 외모가 눈에 띈다.
차준환을 피겨 스케이터로서 본격적으로 알린 프로그램은 SBS 예능 ‘일요일이 좋다- 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다. 10인의 스타와 전문 스케이터가 커플을 이뤄 피겨스케이팅에 도전을 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차준환이 11세 때인 2011년 방영했다.
피겨퀸 김연아와 신동엽이 진행하고 아이유, 크리스탈, 손담비, 이규혁, 박준금, 서지석, 진지희, 이아현, 유노윤호 등 스타들이 피겨에 도전해 화제가 됐다. 차준환은 두 살 연상 누나 진지희와 짝을 맺고 커플 연기에 도전했다.
진지희가 차준환을 안는 역발상 코알라 리프트를 선보였다. ‘귀염뽀짝’한 매력으로 시청자의 미소를 짓게 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 나이는 어리지만 능숙한 스핀과 페어 스파이럴, 더블악셀 등을 소화했다. 이때부터 피겨 꿈나무 차준환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진지희의 다리를 교정해주는가 하면 힘들어하는 진지희에게 "그래도 누나 이거 해야해. 꼴등만하고 있을 거야?", "두 시간이 지나든 새벽 1시가 되든 될 때까지 할 거야"라며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더 잘할 수 있는데 거기서 멈춘다. 저의 반의 반의 반의 반의 속도만 맞춰달라"라며 불평해 웃음을 자아냈다.
진지희 역시 "준환이가 두 살 어리다 보니 내게 믿음이 별로 없다. 그런데 준환이가 배고플 때 내 얘기를 잘 들어준다. 준환이가 배가 안 고프고 신이 날 때는 제 얘기를 귓등으로도 들어주지 않는다"라며 귀여움을 뽐냈다.
차준환과 진지희가 떡볶이집에서 꽁냥꽁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학교에서 인기 많냐는 물음에 "뭐~"라며 심드렁하게 답한 차준환은 "여자친구 없다. 여자긴 여자인데 그냥 친구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진지희는 "아이유 언니 남자 파트너분이 운동신경 있는 사람이랑 있으면 좋겠다고 했잖아. 솔직히 아이유 언니 운동 신경 없다. 넌 내가 뽑아서 다행인거야"라며 너스레를 떨며 꼬마들의 대화를 이어갔다.
진지희가 "'빵꾸똥꾸'하는 시트콤 봤냐. 누나가 빵꾸똥꾸인 건 아냐. 이상하다 우리나라에서 빵꾸똥꾸 모르면 첩인데"라고 하자 "무슨 첩이냐. 간첩이라고?"라며 똘똘함을 보여줬다.
"간첩이나 첩이나 똑같은 거다"라는 진지희의 말에는 '맛있는 간+첩'이라며 11세다운 장난꾸러기 면모를 보여줬다.
19세인 고 3때는 JTBC ‘요즘 애들’에서 교복 입은 모습을 공개했다.
2018 그랑프리파이널에서 남자 최초 동메달을 거머쥔 차준환은 “어릴 때 낯가림이 심했다. 피겨를 하면서 시합을 하면 대담해지지 않을까 했다. 선수들이 연습 때 실수를 많이 하는데 연습 때 넘어져야 실전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이 넘어져서 엉덩이 세포 조직이 죽어 물혹이 생겼다. 주사기로 물을 빼고 손목도 골절되는데 무한 긍정 스타일이다. 평창 올림픽 때 물혹이 차고 되게 힘들었는데 올림픽 끝나고 마지막 포즈를 잡는데 눈물이 울컥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유일하게 쉬는 일요일에도 혼자 체력 훈련을 한다고 밝힌 차준환은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캐나다까지 힘들게 가서 훈련하는 거여서 (훈련을 그만두고 싶다는) 그런 얘기는 거의 할 수 없었다"라고 말해 안정환을 반성하게 하기도 했다.
2020년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는 순수하고 풋풋한 매력을 분출했다.
차준환은 "배우라는 직업은 다재다능하게 여러 역할을 소화해내는 직업이어서 발레, 태권도, 바이올린, 피아노 등 많은 걸 배웠다. 나중에 스케이트 타는 역도 있을 수 있으니 배웠는데 여기까지 왔다"라며 웃었다.
이상형으로 배우 송지효를 언급하며 "털털한 성격이 마음에 와닿았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 “모태솔로다. 초등학생때부터 훈련했고 남중 남고를 나왔다. 이제 대학생이 됐다. 캐나다에서는 엄마와 생활한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차준환은 2018년 SBS '연예대상'에서 시상자로 등장할 때도 "송지효 누나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쭉 내 이상형이었다. 예쁜 미모도 매력이지만 지효 누나의 반전매력이 가장 좋다"라며 팬심을 내비쳤다. 이날 자리한 송지효는 "준환아 조금만 더 컸어도 좋았을텐데..다음에 보자"라고 말해 주위를 웃겼다.
차준환은 불모지로 불리던 한국 피겨 남자 부문에 초신성처럼 등장했다.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사대륙선수권 메달을 거머쥔 선수가 됐다.
4년 전 평창에서 첫 올림픽 도전에 나선 소년은 훌륭하게 성장해 베이징에서 새 역사를 썼다. 정변의 길을 걸어온 차준환의 4년 후 미래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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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