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여러분들이 저를 진정한 올림피언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지난해 12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루지연맹(FIL) 월드컵 6차 대회, 임남규는 대회를 준비하다 정강이뼈가 보일 정도로 큰 상처가 나는 부상을 입고 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귀국 사흘 만에 8차 대회가 열리는 라트비아로 향했고, 붕대를 감고 썰매에 올라 기적처럼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30위를 기록한 뒤 이미 은퇴를 선언했던 임남규는 대한루지경기연맹의 설득으로 다시 썰매를 탔고, 부상을 극복하고 베이징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임남규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1인승에서 34명 중 33위를 기록했고, 조정명, 박진용, 아일린 프리쉐와 함께한 팀 계주에서는 14개 팀 중 13위에 자리했다. 사실상 임남규의 마지막 레이스, 순위를 떠나 이들의 호흡 하나하나가 역사였다.
대회를 마친 임남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루지를 보신 분들은 아마 제가 한 달 전 큰 부상을 당했었다는 걸 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곳 베이징에 오기까지 참 운도 좋았고, 감사할 일들이 너무 많은 기적의 나날들이었습니다. 마지막 팀 계주 경기가 끝나고 나니 이제야 꿈에서 깨어나는 거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임남규는 "저 스스로는 그동안 꿈꾸고 바라던 저의 두 번째 올림픽에 오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안간힘을 쓰며 제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루지를 보시는 분들에게는 제 경기 모습과 결과가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했습니다"며 "사실 겁도 났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내 "경기 후 숙소로 돌아가며 조심스럽게 인스타와 네이버 응원하기를 확인했습니다. 순간 가슴이 턱 막히고 목이 멨습니다"라며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응원이 저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말로 표현이 안 되네요"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임남규는 "이번 올림픽을 마무리하며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은데요. 가까이서 함께해준 우리 루지 동료와 코치님들, 루지연맹, 대한체육회, 후원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심리,체력,영상분석) 선생님들 그리고 연락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라며 "여러분들이 저를 진정한 올림피언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