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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서 탄생한 한국산 빙속 괴물, 그가 선사한 기적 [포디움 스토리]

기사입력 2022.02.09 06:00

박윤서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중국의 편파 판정과 텃새가 난무한 가운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김민석(성남시청)은 정정당당하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빙판 위에서 그가 써 내려간 이야기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김민석은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 출전해 1분44초24의 기록으로 전체 29명 중 3위에 등극, 동메달을 획득했다.

11조에 배정된 김민석은 네덜란드의 키얼트 나위스와 레이스를 펼쳤다. 이날 금메달을 차지한 나위스가 괴력의 레이스를 펼치며 상대적으로 김민석의 스피드를 체감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석은 상대 페이스를 신경 쓰지 않고 제 기량을 과시하며 값진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민석은 지난 2018 평창 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1500m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경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민석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국 대표팀의 첫 메달리스트가 되었다. 꽉 막혀있던 혈을 김민석의 쾌속 질주로 뚫은 셈이다. 기세를 몰아 김민석은 이번 대회에서 다관왕을 노린다. 오는 13일 팀 추월, 18일 1000m 경기에 출격한다. 지난 2018 평창 올림픽 팀 추월에서 김민석은 이승훈(IHQ), 정재원(의정부시청)과 팀을 이뤄 귀중한 은메달을 차지한 흐뭇한 기억이 있다.

김민석이 일궈낸 2연속 동메달 쾌거는 기적 같은 이야기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들에게 1500m는 불모지에 가까웠다. 엄청난 피지컬과 체력을 겸비한 유럽 괴수들의 잔치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난 2018 평창 대회에서 김민석이 남자 1500m 동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되었다. 18세 소년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민석은 메달 후보로 거론되긴 했지만, 쟁쟁한 유럽과 북미 선수들 때문에 의문부호가 붙어 있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체격 열세를 극복하고 세계 대회에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김민석이 선사한 기적과 감동 스토리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나는 아직 24살이다. 10년 이상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다. 앞으로 미래가 더 기대된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터트린 김민석은 당당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스피드스케이팅을 주름잡을 그의 역주가 더욱 궁금해진다.

사진=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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