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소속팀에서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소연(첼시 위민)은 유독 대표팀에선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다. 대표팀에서만 17년을 뛴 그녀는 역사상 첫 메이저 트로피에 도전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오는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인도 뭄바이 DY 파틸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필리핀을 2-0으로 꺾고 올라왔고 중국은 일본과 승부차기 혈투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를 앞두고 5일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소연은 "결승전이고 꼭 이기고 싶다. 중국과 많은 경기를 해왔다. 올림픽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경험이 있다. 선수들이 강팀 상대로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찼다. 내일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중국에게 매우 약하다. 여자 대표팀 통산 전적에서 39경기 4승 7무 28패로 완벽한 열세다. 지난 2015년 8월 열린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1-0으로 승리한 것이 가장 최근 승리다. 이후 한국은 중국에게 2무 5패로 고전하고 있다.
지소연의 대표팀 커리어는 연령별 대표팀부터 빛나기 시작했다. 2010년 독일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에 출전한 그녀는 팀을 3위로 이끌었고 그녀는 한국 축구의 FIFA 주관 대회 첫 해트트릭을 비롯해 대회 8골로 실버슈(득점 2위)와 실버볼(MVP 2위)를 수상해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지소연의 국가대표팀 데뷔는 이보다 4년 빠른 2006년 10월 30일 피스퀸컵이었다. 그녀는 당시 15세 251일의 나이로 출전해 한국 축구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데뷔 기록을 세웠고 최연소 득점 역시 2006년 11월 30일 도하 아시안게임 대만전에서 기록해 15세 282일의 나이로 이 역시 남녀 통합 기록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표팀 득점 역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지소연은 유독 트로피와는 연이 없었다. 그녀는 월드컵 3회, 아시안게임 4회, 아시안컵은 이번 대회 포함 4회 출전했지만, 단 하나의 메이저 대회 트로피 우승 경험이 없다. 동아시안컵마저 두 차례 준우승만 했을 뿐이다.
반면 지소연은 소속팀 첼시 위민에선 리그 우승만 4회, FA컵 우승 3회, 리그컵 우승 2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들어올렸다. 지난 2020/21시즌엔 UEFA(유럽축구연맹) 위민스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만 제외하면 자국 리그 네 개 대회(커뮤니티 쉴드까지 포함) 모두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모습은 마치 지소연의 별명이자 세계 축구사에 남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닮아있다. 메시 역시 FC바르셀로나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발롱도르 역시 7회 수상할 정도로 화려한 업적을 쌓았다.
그러나 메시 역시 유독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메이저 대회 트로피가 없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메시는 독일에게 무릎을 꿇고 안타까움에 월드컵 트로피를 바라만 봐야 했다.
절치부심한 메시는 결국 2021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을 꺾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더욱이 그는 대회 득점왕, 도움왕, MVP를 모두 석권하며 자신이 직접 팀을 이끌고 대회를 우승했다. 2005년 A매치 데뷔 이후 그는 16년 만에 대표팀에서 첫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소연 역시 이번 대회 분수령이 될 호주와의 8강전 결승골로 팀을 준결승으로 이끌었다. 메시처럼 지소연 역시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대표팀에서 우승에 목마른 지소연은 "17년 동안 대표팀을 하면서 (아시안컵) 결승에 올라온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내일 경기장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은 간절함으로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며 열망을 드러냈다.
사진=AP/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