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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 최하위' 세계 男피겨의 벽이 높은 이유

기사입력 2011.03.04 07:49 / 기사수정 2011.03.04 07:4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현 한국 남자 싱글 챔피언 이동원(15, 과천중)이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동원은 지난 3일, 강원도 강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09-2010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주니어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대회에서 최악의 성적을 낸 이동원은 프리스케이팅 컷 오프 통과는 무난히 해낼 것으로 예상했다. 올 시즌,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이 성공률이 높았으며 실전대회에서 강한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점수를 높이기 위해 꼭 성공해야했던 기술인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키지 못했다.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는 싱글 처리됐고 두 번째 점프는 더블 토룹을 구사했다.

10점 이상이 걸린 첫 점프를 놓친 이동원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블 악셀과 트리플 룹을 성공시켰지만 플라잉체인지 스핀은 레벨2에 그쳤고 직선스텝도 레벨2를 받았다. 경기를 지켜본 고성희 ISU 심판은 "이동원은 실전에서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 선수다. 하지만, 국내에서 많은 관중들 앞에 연기를 펼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 실제로 긴장도 많이 했으며 10위 안에 들어야 다음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쿼터가 늘어난다는 점도 부담을 줬던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이동원은 무릎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다. 지난 1월 중순에 열린 '제65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시니어부 정상에 오른 이동원은 "주니어 선수권에서는 트리플 악셀을 선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트리플 악셀 연습을 하던 도중, 무릎에 무리가 와 이번 대회에서 시도하겠다는 의지는 다음으로 미뤘다. 비록, 트리플 악셀 시도는 하지 않았지만 이동원의 기술 구성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만 구사했다면 컷 오프 통과는 바라볼 수 있었다.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0위권에 진입한 선수 10명 중, 8명은 모두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고 있었다. 1위를 차지한 키건 메싱(19, 미국)은 트리플 악셀과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그리고 트리플 룹 점프를 시도해 성공했다.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가진 메싱은 "오늘 내가 구사한 점프 컨디션은 대체적으로 좋았다. 트리플 악셀과 콤비네이션 점프는 만족하고 있으며 트리플 룹은 조금 흔들렸지만 무난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힘과 테크닉 등을 고르게 연습했던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메싱은 주니어무대에서만 오랫동안 활약하며 현재의 위치에 도달했다. 2006-2007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데뷔한 메싱은 올 시즌 처음으로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동원은 비록,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가장 어린 축에 속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주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동원은 주니어 그랑프리 2차시리즈에서 4위에 오는 선전을 펼쳤다.

그러나 뼈아픈 실수로 인해 프리스케이팅 컷오프 통과에 실패했다. 그리고 쟁쟁한 주니어선수들이 모두 남자 싱글의 벽은 예상대로 높았다. 여자 싱글과는 달리 남자의 경우는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 같은 고난도 기술의 비중이 높다.

또한, 선수생명도 여자 선수와 비교해 긴 특징도 남자 싱글의 벽을 높게 만들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기량이 향상된 선수들은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잡고 있다. 주니어 무대에서 5시즌을 소화한 메싱은 5년 만에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정상에 등극했다.

늘어나는 여자선수들과 비교해 여전히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점도 한국 남자 싱글의 문제점이다. 지난 2년 동안 김민석(18, 고려대)도 국제무대에 홀로 출전하며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근래 남자 싱글의 희망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96년생 유망주'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며 남자 싱글도 경쟁체계를 형성했다.

이동원은 자신의 목표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올렸지만 값진 경험을 얻었다. 이동원외에 부각하고 있는 이준형(15, 도장중)과 김환진(15, 방산고) 그리고 김진서(15, 오륜중) 등이 한국 피겨의 밝은 미래를 향해 도전하고 있다.



[사진 = 키건 메싱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이동원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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