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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 父 폭력·세월호·번아웃…"♥김형규 가부장률 제로"(금쪽상담소)[종합]

기사입력 2022.01.08 10:20 / 기사수정 2022.01.08 10:2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자우림 김윤아가 세월호 참사 이후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7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김윤아가 출연해 "2014년부터 번아웃이 왔다"라고 고백했다.

김윤아는 "아무 일에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음악을 하는 게 너무 쓸데없다는 생각을 한 게 몇 년 계속되니 집 안에 작업실이 있는데 못 들어가겠다. 작업실 문을 열기 두렵고 컴퓨터와 악기를 못 켜겠다. 번아웃과 친하게 지내는 방법이 뭘지 상의드리고 싶다"라고 털어놓았다.

오은영은 "번아웃은 신체적이든 심리적이든 에너지를 다 사용해서 완전히 고갈된 상태다. 번아웃이 오면 굉장히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어진다. 불안과 우울을 동반하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많이 난다. 오래 지속이 되면 심신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윤아는 "실제로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각종 신경통증부터 두통은 뭐 나의 친구니까. 중간에는 심지어 부비동염에 걸렸는데 병원에 갈 시간이 없는 거다. MBC '위대한 탄생'의 멘토였는데 결승전에 참여를 못 했다. 준결승 때 왼쪽 귀 청각이 너무 예민해져 스피커 소리를 들으면 귀가 떨어질 것 같아서 왼쪽 귀는 막고 왼쪽 눈은 가리고 준결승이 끝나고 바로 입원했다. 이후 수면장애가 생겨 15분마다 깬다. 깨면 작업하던 노래가 머리에 빙빙 돈다. 완전 고문이더라. 호흡도 이상해서 흉각도 항상 아프다. 갈비뼈 사이가 너무 아프고 위가 활동을 안 하는 것 같다. 안 움직인다. 그래서 계속 마르고 있다. 내가 마르고 싶은 게 아니라 위가 일을 잘 안해서다. 2011년부터 시작됐다"라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어 "자우림 8집 앨범 작업 끝이었는데 내가 일하는 스타일이 뭐가 딱 정해져 있으면 그걸 맞춰야 하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 언제부터 뭘 시작해야 하고 쭉 가야 하는데 일을 많이 했고 잠을 못 잤다. 2014년부터는 이것이 번아웃의 증상임을 느꼈다. 항상 말에게 채찍질하는 듯이 일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오은영이 왜 번아웃이 왔을까 생각해봤냐고 질문하자 김윤아는 "음악에 의미가 없다는 무력함이 계기가 됐다. 그런데도 계속 일을 했으니까 더 그렇게 된 것 같다. 2014년에 어두운 일이 많아서 여러 사회 흐름상 많은 분이 영향을 받은 해이기도 하고 나도 그랬다. '음악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들 그때 우리가 음악이나 하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자괴감에 빠졌었고 나도 그 중에 한 명이었고"라며 세월호 참사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오은영은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이런 일들이 있으면 안 되는데 있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은 비슷한데 윤아 씨에게는 왜 더 큰 타격을 받았을까"라고 물었다.

김윤아는 "사건이 있으면 해결해 나가려는 사회의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흐름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지 않았나. 그 당시에 있었던 사건은 더더욱 그랬기 때문에 납득하기가 힘들었다. 음악을 하면 보통 음악과 나를 동일시하면서 작업을 하는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음악이 누군가에게 무슨 도움이 될 수 있나 라는 의구심에 빠졌다. 그때 번아웃이 따라오지 않았나 추측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오은영은 "예를 들어 아주 끔찍한 정인이 사건 같은 아동학대 사건이 일어나면 나도 상처가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김윤아는, 자우림은 영향을 더 많이 받을까 생각을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번아웃이 왔다는 거에 아주 격하게 공감을 한다. 나도 일을 많이 한다. 그런데 정말 힘들면 쉰다. 근데 본인이 미루거나 쉬는 걸 결정할 수 있는 일이지 않나. 왜 김윤아는 쉬는 걸 못할까?"라고 말했다.

김윤아는 "일단 계약이 있다. 계약서에 쓰인 약속은 꼭 지키고 싶다. 저는 약속한 일은 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하려고 마음 먹은 일은 잘해야 한다. 책임감이 있고 내게는 나름의 기준이 항상 있다"고 답했다.

오은영은 수면, 머리 빗기 등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던진 후 "원래 타고나기를 아주 초민감자인 것 같다. 이런 분들은 음의 작은 오류도 잘 들린다. 이렇게 소리를 캐치하는 것도 레이더가 아주 지나치게 잘 돌아간다. 예민한 것과는 조금 다르다. 감각도 굉장히 민감할 거다"고 짚었다. 김윤아는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에 스캔하는 스타일"이라며 인정했다.

오은영은 "김윤아 씨는 위기일 때 모든 가능한 변수를 다 고려해서 계획과 대처할 방법을 다 생각하고 있다. 그래야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고 김윤아는 공감했다.

김윤아는 성장 과정에 대해 "저희 집은 아이들에게 그렇게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아주 폭력적인 아버지였다. 저나 동생이나 엄마나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았다"고 입을 열었다.

김윤아는 "목공소에 가서 매를 맞췄었다. 사이즈 별로, 굵기 별로. 화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밖에서는 너무 좋은 남편이고 아버지였다. 항상 당신이 피해자였다. 모든 가족을 다 통제 안에 두려고 했다. 난 대학생이 돼서도 통금 시간이 8시였다"고 털어놓았다.

김윤아는 "항상 집은 불안했다. 초등학교 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항상 뇌가 멍든 것처럼 멍하다. 잘 기억나는 장면이 있는데 4월 쯤 더운 날이었다. 집에 오는데 '이 세상이 다 가짜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참동안 '이건 다 가짜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는 기억도 없고 친구들과 재밌게 지내지도 못했다. 어릴 때는 음악과 책으로 도피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오은영은 "매를 사이즈별로 만든다는 건 잔인하다고 느껴진다. 기억조차 하기 어려웠을 거고 공포스러웠을 거다. 김윤아가 그렇게 성장하면서 그것이 내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김윤아는 "'될대로 돼라' 하는 기분이 항상 있었던 것 같고 자기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그것 때문에 평생 음악을 할 수 밖에 없고 내뱉는 걸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연결돼 있다. 실제로 그걸 소재를 쓴 곡이 많다. 자우림 1집에 'Violent Violet'은 아동학대를 다룬 곡이고 개인 앨범에 '증오는 나의 힘'은 거의 내 일기장을 쓴 것 같은 곡이다. 뱉어내야 할 게 있으니 뱉어낼 수밖에 없었다. 뱉어내면 스스로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원래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고 보호해야 한다. 그런 아버지가 날 공격한단 말이다. 이 아버지의 잔인하고 폭력적인 행동들은 예측이 안 되지 않나. 아버지의 과도한 통제에 장악돼 있어서 창조적인 음악을 하는 게 본인에게는 생명의 줄기였을 거다. 아버지 밑에서는 스스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을 것이다.

김윤아는 "맞다. 음악도 몰래 들었다"라며 끄떡였다.

오은영은 "폭력과 잔인과 통제에 장악돼 있던 김윤아라는 존재가 창조적인 활동을 하면서 생명의 동앗줄을 이어간 거다. 김윤아에게는 창조적인 활동이 삶의 에너지의 원천의 근원이다"라고 짚었다.

김윤아는 "아버지를 보면서 나는 진정한 어른으로 살 거라고 생각을 많이 했을 거다"라는 오은영의 진단에 "내가 이렇게까지 성실한 사람이 된 것은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김윤아는 "음악을 하는 것 이외에도 매사에 항상 내가 알아서 주도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가길 원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저 자신한테 그렇다"고 공감했다.

오은영은 "그래도 부모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부모니까. 친부모, 특히 친부에게 붙으면 공격을 하고 그래서 날 안전하게 지키려고 떨어지면 인간 근원의 외로움이 있지 않나. 그래서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이에 김윤아는 "지금은 (낯선 사람과도) 얘기를 잘할 수 있는데 2007년까지는 낯선 분들하고 말을 잘 못했다. 잠깐 라디오 DJ를 했는데 그 기간이 너무 너무 괴로웠다. 1998년의 일인데 매일 게스트가 오시지 않나. 매일 모르는 사람과 다정하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힘들었다. DJ를 하면서 4kg 정도 빠졌다. 낯을 가린다고만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남편인 치과의사 김형규와는 잘 맞는다고 한다. "짝꿍 김형규는 만화로 따지면 난 극화체, 김형규는 명랑 만화체다. 물론 나름의 불안은 있지만 본질적으로 항상 웃길 준비가 돼 있다. 그래서 안심이 되더라"며 미소 지었다.

오은영은 "김형규는 심이 없는 사람이다. 동그란 그릇에 담으면 동그랗게 되고 네모난 그릇에 담으면 네모나다. 손톱을 세우지 않는 사람이다"라고 평했다.

김윤아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냐. 가부장률이 제로다. 무해하다. 연애는 굉장히 하는 걸 좋아해서 남자친구들을 만났는데 너무 다르더라. 결혼하기 전에 안심 스테이크를 사주면서 '안심시켜줄게. '안심 stay크으' 결혼하자'고 했다. ​​​​​​​그때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결혼은 사람을 계속 알아가는 것 아니냐. 안다고 생각했는데 파도 파도 새롭다. 그런데 계속 안심은 된다. 그래서 괜찮다"라며 애정을 내비쳤다.

사진= 채널A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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