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설강화'의 한 스태프가 방영 중지 요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드라마 '설강화' 스태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자신이 '설강화'에 참여했던 사진가라고 밝히며 자신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설강화'를 둘러싼 이슈를 언급하며 "제 의견을 한번 전해보는 것이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며칠 몇날을 고민하다 적어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 모든 말은 '설강화' 제작사나 관계자의 공식입장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3월 '조선구마사'에 이어 '설강화'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아직 방송이 안돼 내용을 모르시니 그렇게 오인하실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며 "당시 7~8회 정도까지 대본이 나왔는데 어디에도 안기부가 미화된 부분은 없었고 간첩이 민주화 운동을 관여한 부분은 더더욱 없었다. 모든 오해는 방송이 시작되면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 믿었다"고 전했다.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우려가 빗발치자 글쓴이는 "제가 대본을 1부~6부까지 숙지했다"며 "이 드라마는 민주화운동을 다룬 드라마가 아니다. 당시 시대를 보여주는 배경으로 학생들 시위 장면이 잠깐 나오는 게 전부다. 대본 어디에도 간첩과 민주화는 연관이 아예 없다. 안기부를 미화했다고 할만한 게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묘한 거짓으로 여러분들을 현혹시키는 게 아니다. 이번 논란이 이해는 가나 공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드라마 소재로 간첩이 대학생 만나는 게 문제가 되나? 우리 사회가 드라마에 나오면 안된다고 법으로 지정한 게 있냐"며 "'표현의 자유','집회의 자유' 이런 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다. 누군가 제게 '표현의 자유'를 조금이라도 제한한다면 저는 그것에 단호히 반대하고 싸울 것이다. 조금 과장하면 창작자에게 '표현의 자유' 이건 충분히 목숨 걸 만한 가치다"라고 이야기했다.
글쓴이는 '설강화' 방영이 중단된 상황을 가정하며 "'설강화'를 기준으로 안기부는 이렇게 써야 하나? 학생운동을 이렇게 표현해도 될까? 이 정도 수위면 방송이 될까?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이게 굉장히 안 좋은 거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글쓴이는 "'설강화' 방영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그런 소중한 가치에 제약을 두기 시작하는 거다. '설강화'는 반드시 끝까지 방영되어야 한다"며 "그래도 방영 그 자체가 정말 싫다면 다른 채널 드라마 보기 운동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설강화'의 주인공인 정해인과 김지수를 향한 비난을 멈춰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 분)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설강화'는 방영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18일 첫 방송 이후에도 안기부, 간첩 활동 등을 미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 게재되기도 했으며, '설강화' 광고·협찬사들은 잇따라 지원을 철회했다.
지속된 논란에 '설강화' 측은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방송되는 3~5회를 특별 편성했다.
'설강화' 측은 "에서는 남파 공작원인 수호가 남한에 나타난 배경과 부당한 권력의 실체가 벗겨지며 초반 설정과의 개연성이 드러나게 된다"며 ""극중 안기부는 남파 공작원을 남한으로 불러들이는 주체임이 밝혀지고, 본격적으로 남북한 수뇌부가 각각 권력과 돈을 목적으로 야합하는 내용이 시작된다. 또한 이들이 비밀리에 펼치는 작전에 휘말리는 청춘들의 이야기도 전개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설강화' 4회는 25일 오후 10시 30분에, 5회는 26일 오후 10시 30분에 각각 방송된다.
사진=JTBC, 커뮤니티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