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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츠기자단] 2011 K리그,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는 이유

기사입력 2011.02.24 17:25 / 기사수정 2011.02.24 17:25

엑츠기자단 기자



[엑츠기자단=유병돈] 2011년 K리그가 다음 달 첫 번째 주말, 전국 8개 도시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지난 22일 현대오일뱅크가 이번 시즌의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로 확정이 되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신생팀의 참가로 인한 16개 팀 체제의 시작, 아쉬움을 남겼던 아시안컵에서 활약했던 영웅들의 귀환, 대형 선수들의 연쇄적인 이동, 나아가 아시아 무대 제패 여부 등 그 어느 때보다 축구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2011 K리그를 일주일 일찍 만나본다.

1. 신생팀 광주 FC의 K리그 참가, 완성된 16개 팀 체제



광주 FC가 신생팀이라고? 이게 무슨 말인가 하고 갸우뚱하는 사람은 진정한 K리그의 팬이 아니다. 지난 시즌까지 광주를 연고로 하던 상무 축구단은 이번 시즌부터 경북 상주로 연고지를 옮겨 리그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연고지 선정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고 광주 FC의 창단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시즌부터 K리그는 16개 팀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16개 팀이 K리그에 참여하면서 팀당 28경기를 소화했던 정규리그 일정이 30경기로 늘어나게 되었다.

단순히 경기 수만 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축구팬의 입장에선 K리그에 접근할 기회가 2번이나 많아진 셈이다. 프로축구연맹 입장에서도 16개 팀으로 리그를 운영한다는 것은 더욱 긍정적으로 받아들일만한 일이다.

15개 팀으로 운영되던 작년 K리그는 정규리그와 리그컵 모두 기형적인 일정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었다. 리그는 매 라운드마다 휴식을 취하는 팀이 생겼고, 리그컵 역시 미봉책으로 3개 조를 편성하였지만 이 또한 한 팀이 쉬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16개 팀, 즉 짝수의 팀들이 리그에 참여하게 되면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게 됐다. 정규리그 매 라운드마다 전국에서 8경기가 펼쳐지고, 리그컵 역시 6경기씩 펼쳐지게 된다. 그 어떤 팀도 일정상 따돌림 당할 일은 없다는 뜻이다. 신생팀의 참여로 인해 K리그의 새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2. 아시안컵 영웅들의 화려한 귀환

지난 1월,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했던 아시안컵을 기억하는가?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호프집에서 응원하던 나는 그 경기가 아시안컵인지 월드컵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뜨거웠던 응원 현장을 잊을 수가 없다.

딱 4년 전,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던 치킨 집은 우리 테이블이 유일한 손님이었을 정도로 고요했었지만, 이번 아시안컵은 매 경기마다 월드컵을 방불케 할 정도의 열기가 여러 호프집을 가득 메웠다.

우리를 그토록 열광케 했던 아시안컵의 영웅들을 K리그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박주영(AS 모나코)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던 지동원(전남), 8강전에서 이란을 침몰시킨 골의 주인공 윤빛가람(경남),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멋진 선방을 보여준 정성룡(수원) 등 대표팀의 주축 멤버들의 발은 이제 K리그 그라운드로 향하고 있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던 그들이 상대팀으로 만나 경기 전 악수를 하는 장면은 더 이상 EPL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가 한 경기장에서 뛰던 모습, 그러한 장면을 이번엔 K리그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윤빛가람과 이용래가 악수를 하는 장면, TV 화면으로만 보던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큼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3. 대형 선수들의 연쇄 이동

부쩍 높아진 축구팬들의 관심 덕분일까?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은 유난히 활발했던 것 같았다. 숱한 화제를 뿌린 K리그 선수들의 연쇄이동은 K리그 판도를 궁금케 하기에 충분하다.

수원은 정성룡, 이용래, 황재원, 오범석, 마토, 최성국을 영입하면서 명실상부한 최강의 스쿼드를 갖추게 되었고, 라이벌 서울 역시 몰리나(콜롬비아)의 영입과 제파로프(우즈베키스탄)와의 재계약으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지난 시즌 서울의 우승을 이끈 제파로프는 '완전 이적'을 통해 다시 한 번 K리그 정복을 노린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제주 역시 브라질 출신 공격수 자일과 유럽에서 유턴한 신영록을 영입하며 공격을 강화했고, 이승현과 정성훈을 영입한 전북 역시 선두권 싸움에 끼어들 것으로 보인다.

울산도 곽태휘와 송종국, 설기현을 영입하면서 지난 시즌처럼 선두권 팀들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빅클럽들이 대형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K리그 자체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은 사실이다.

재정이 탄탄하지 못한 인천이나 경남, 대구 등의 시민구단들은 지난 시즌보다 더욱더 힘든 싸움을 벌이게 됐지만, K리그의 매력은 그 어떤 시즌도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인 것을 감안할 때, 선수들을 떠나보낸 중소 구단들의 돌풍도 기대해 볼만 하다.

4. AFC 챔피언스 리그, 타이틀 방어에 나선 K리그

2005년 전북,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 앞서 언급한 세 팀은 AFC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을 맛본 K리그 구단이다. 6년 전 역전의 묘미를 보여줬던 전북, 2년전 스틸러스 무패 신화를 보여줬던 포항, 그리고 작년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보여줬던 성남. 이 팀들이 지켜낸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켜낼 후보는 누구일까?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 리그에 참가하는 K리그 구단은 서울(K리그 우승), 제주(K리그 준우승), 전북(리그 3위), 수원(FA컵 우승) 총 네 팀이다. 매 시즌 그랬지만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이 네 팀의 객관적인 전력 때문이다.

지난 3번의 우승이 있었지만, 그 우승들이 더욱 값졌던 것은 전력의 상대적 열세를 극복했기 때문이었다. 불리함을 딛고 역전을 일궈낸 전북이 그랬고, 아시아의 깡패 알 이티하드와 맞붙었던 포항이 그랬으며, 라돈치치가 빠졌던 2010년의 성남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4팀은 전력이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수원과 서울은 아시아 정상급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고, 전북과 제주 역시 K리그 우승을 노려볼만한 전력이라는 점에서 이번 챔피언스 리그는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역대 챔피언스 리그 우승 국가는 02년 UAE, 03, 04년 사우디아라비아, 05, 09, 10년 대한민국, 08, 09년 일본이다. 그 어떤 팀도, 그 어떤 국가도 3회 연속 왕좌를 차지한 전례가 없다.

이번에도 K리그 팀이 우승컵을 거머쥐게 된다면 아시아 축구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지난 2년간 그랬듯이 K리그를 대표하는 네 팀이 아시아 최정상 리그의 자존심을 지키길 바랄 뿐이다.

[사진=K리그, 광주, 성남 ⓒ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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