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2-1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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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FJ'가 분위기메이커라고? 김유리가 보여주는 베테랑의 품격

기사입력 2021.12.16 06:0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장충, 윤승재 기자) “제 MBTI요? ISFJ요.”

성격 유형 프로그램 MBTI에서 ‘I(Introversion)'는 내향적인 성격을 뜻한다. 하지만 이런 내향적인 선수가 팀의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면 믿어지는가. GS칼텍스 베테랑 센터, ’ISFJ' 김유리의 이야기다. 

웜업존에서 몸을 풀고 있는 김유리를 보면 항상 흥이 넘쳐있다. 앞장서서 춤까지 추면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의 자신감도 적절히 북돋아주고 있다. 김유리는 자신을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했지만, 김유리의 이런 모습들은 내향적인 사람에게 찾아보기 힘든 모습들이다.

하지만 김유리에겐 책임감이 더 중요했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팀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 베테랑으로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15일 IBK기업은행전 승리 직후 만난 김유리는 “다들 제가 밝은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낯도 많이 가리고 굉장히 내성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보니 변한 것 같다. 장난도 치고 춤도 추면서 후배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흥만 돋우는 것이 아니다.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유리는 “흐름상 준비해야 할 선수가 있으면 준비해야 한다고 어깨도 주물러주고,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다. 블로킹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타이밍 조언도 해주고 잘할 수 있다고 힘을 불어 넣어주는 스타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역시 김유리의 이런 모습들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차 감독은 “베테랑 선수로서 웜업존에 빠져 있으면 본인 스스로 다운되기도 할텐데, 김유리는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도 하고 코트에서도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날 김유리는 웜업존뿐만 아니라 코트에서도 빛났다. 선수들이 점수차를 크게 벌어준 덕에 웜업존 선수들에게까지 코트에 설 기회가 주어졌고, 김유리도 2세트부터 코트에 투입되며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코트에서도 공격성공률 75%에 7득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제대로 뽐냈다. 

김유리는 “오늘 투입된다는 예상은 했었는데, 3세트가 아니라 2세트에 투입됐다. 초반에 세터 (안)혜진이와 호흡이 잘 맞아 잘 풀렸다”고 만족해했다. 교체 출전에도 많은 득점을 올린 원동력에 대해서도 “언제 들어가도 좋을 정도로 준비는 똑같이 하고 있어서 문제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첫 2세트 경기. 김유리는 2라운드 들어 1세트 적은 기회만 받으며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하지만 김유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김유리는 “기회가 많이 안 와서 아쉽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 더 잘 뛰는 선수가 당연히 더 많이 뛰는 거라고 생각하고,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내 몫이다”라며 미소지었다. 

한편, GS칼텍스는 현재 1위 현대건설(승점 42점)에 승점 8점차로 뒤진 2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김유리는 “지난 시즌엔 솔직히 외국인 선수 러츠가 강했다. 여기에 이소영-강소휘로부터 나오는 득점이 많았는데, 올해는 (러츠와 이소영이 모두 떠나면서) 사실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라면서도 “지금 안되더라도 끝에는 분명 우리 팀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감독님 말대로 하면서 잘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사진=KOVO, 엑스포츠뉴스DB, 장충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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