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안솔빈이 배우로서, 또 아이돌 멤버로서 작품을 통해 느낀 것들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3일 서울 성동구 모 카페에서 JTBC 월화드라마 ‘IDOL [아이돌 : The Coup]’(이하 ‘아이돌’) 솔빈의 종영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이돌’은 당당하게 내 꿈에 사표를 던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안솔빈은 극중 그룹 코튼캔디의 멤버 현지 역을 맡았다.
이날 솔빈은 종영 소감에 대해 “좀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적당한 거 같다. 아직도 제가 코튼캔디의 현지인 거 같아서 아쉽다”며 “이런 드라마는 되게 오랜만인 거 같다. 그만큼 정이 들었고, 오랜 기간 준비하면서 모든 식구들이 열의를 불태웠던 작품이라 여운이 남는다”고 전했다.
‘아이돌’의 첫 방송 날짜와 라붐의 컴백 날짜가 겹쳤던 일에 대해서는 “제가 어떻게 보면 한 곳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양쪽 모두에 집중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아이돌’ 팀도 그렇고 라붐도 그렇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고마웠다. 그렇게 감싸주지 않았다면 잘 해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무엇보다 라붐 언니들은 코튼캔디에서 언제 돌아오냐고 하더라. 반대로 감독님께서는 ‘라붐이야, 코튼캔디야’ 하고 물어보셔서 제겐 ‘엄마야, 아빠야’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라붐과 코튼캔디가 닮은 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솔빈은 “우선은 신기하게도 깊은 유대감이 생성되어 있었다. 유대감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건 가족이 아니고서야 느끼기 어려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서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그런 게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점은 아무래도 라붐은 진짜 가족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제 삶의 일부고, 코튼캔디는 삶의 일부였던, 과거형이 되어버린 일시적인 공간 같은 존재다. 제가 살고 있는 집과 잠시 머물 수 있던 공간의 차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돌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 중에서 ‘아이돌’은 굉장히 어두운 편에 속하는 작품. 이에 대해 솔빈은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였다. ‘망한 아이돌’이라는 자극적인 키워드를 쓰긴 했지만, 결과가 아닌 과정들이 있으면 나아갈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좋았다. 숫자가 다가 아니라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려준 드라마라 그게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본을 읽다보니까 어둡기도 했는데, 그 이면을 끄집어내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저도 화려한 모습만 보고 연예인이 되려고 발을 들인 사람이라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후회는 없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미리 이면을 알고 후회 없는 좋은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덧붙였다.
엔터 업계 전반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공감이 가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을 터. 솔빈은 “장터 행사도 그렇고, 26명의 캔디들이 좀 그랬다. 아무리 그래도 26명보다는 많진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 걸 극적으로 몰아친 게 아닌가 싶었다”면서 “너무 망한 것도 그렇고, 라디오에서 ‘망돌’이라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너무한 거 아닌가 싶어서 감독님과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작가님이 생각한 그림도 있고, 감독님이 생각하신 그림도 있어서 그대로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에 등장하는 라디오 DJ(장성규 분)같은 분은 만난 적 없다. 이름을 계속 틀리신다거나 한 경우는 있는데, 그건 유명하지 않으니까 무례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너무 공개적으로 깎아내리니까 뭐지 싶더라. 다행히 우리는 착한 어른들만 만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라붐으로 활동하며 기억나는 행사가 있었는지 묻자 그는 “군부대 행사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최전방도 가고 했는데, 무대가 없어서 아스팔트 위에서 블루투스 스피커 하나로 했던 무대가 떠오른다. 그 때를 생각하면 한여름이라 굉장히 뜨거웠는데, 데뷔곡 ‘두근두근’으로 무대를 했다. 그 곡의 브릿지 부분에 바닥에 앉는 부분이 있어서 다들 안절부절하면서 안무했던 생각이 난다“고 회상했다.
작품의 결말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에 제가 원했던 결말은 열린 결말이었다. 2위를 해서 끝난 뒤 팀이 해체되었는지 모르게 하는 그런 걸 원했다”면서 “그런데 요즘에는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 좋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게 그렇게 반영이 됐더라. 그래서 만족한다”고 전했다.
극중 함께한 코튼캔디 멤버들과의 유대감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이에 그는 “우선 사람들이 좋아서 빨리 확 뭉칠 수 있었던 거 같다. 모난 사람 한 명만 있어도 틱틱거리게 되는데, 모두가 좋아서 빠르게 스며들 수 있었던 거 같다”면서 “무엇보다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했다. (한)소은 언니는 실제로 아이돌 생활을 경험하지 않아서 우리가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 부분이 제일 잘 맞았던 거 같다. 수용하고 이야기하는 시간 덕분에 유대감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위기 메이커는 소은 언니였다. 제가 중간중간 한 번씩 터뜨리는 느낌이라면, 언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텐션을 이어간다. 엑시 언니가 좋아하는 개그감을 갖고 있어서 한 명이 터뜨리면 다 같이 크게 웃으면서 전염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는 다시 데뷔한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솔빈은 “솔직히 새로운 정규앨범 준비하는 느낌이었다. 곡도 많이 부르고, 안무나 무대 구성도 그렇고 정규 1집으로 데뷔한 느낌이었다”며 “그런데 원래 데뷔할 땐 정규 앨범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물어봤는데 정규로 데뷔했다고 하시더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극중 팬들이 다시 돌아오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힌 그는 “진짜 이게 엄청 생각보다 현장에서 더 뭉클했다. 라떼(라붐 팬덤)도 많이 생각났고, 기분이 복잡미묘했다. 그 때는 상황 자체가 메소드 연기를 할 수 있게 만든 거 같다. 왜냐면 코튼캔디들이 내 편이 없는 상황이 많았다. 나쁜 상황들만 많았는데, 그 순간만큼은 내 편이 와준 느낌이었다. 그게 우리 팬들 아닌가. 그래서 진짜 찍으면서 계속 울었던 장면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팬들에게 인사를 전해달라고 하자 솔빈은 “라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진짜 라떼들이 있어줬기 때문에 라붐이 있었고, 라떼들이 버텨줘서 우리도 버틸 수 있었다.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이 사랑해주고, 우리 가수 최고라고 자존감 높여줘서 고맙고, 우리도 라떼가 최고고 라떼만한 팬들이 없다는 마음을 그대로 전해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고맙다는 말이 진부하지만, 그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26명보다는 더 많은 분들이겠지만, 캔디들에게는 코튼캔디 한 명 한 명을 다 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현지가 한 대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맞더라도 나한테 혼나고 맞아야지 남한테 맞는 건 못 참는다는 댓글을 보고 좋다는 생각 들었다. 정말 내 팬이 생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올 한 해를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아이돌’이라고 말한 솔빈은 “제가 아이돌이기도 하고, 라붐이기도 하고, ‘아이돌’에 출연하기도 하지 않았느냐”고 설명했다.
2022년에 갖고 싶은 키워드가 있는지 묻자 그는 “안솔빈이다. 좀 더 내 자신을 알아가고 좀 더 편하게 살아보고 싶다. 현지처럼이기도 하고, 저처럼이기도 하고. 행복보다는 편안한 게 좋더라. 그게 행복인거 같기도 해서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고 답했다.
차기작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 들은 이야기도 없어서 궁금하다. 그런데 아직은 라붐 활동만 있어서 차기작은 정해진 거 없다. 라붐 활동에 전념하고, 한 템포 쉬어가면서 앨범 제작할 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아이돌’이 갖는 의미에 대해 “지워질 수 없는 유성매직으로 한 권의 책을 쓴 느낌”이라고 전한 솔빈은 “연말 무대를 다 나가보고 싶다. 2022년도에는 라붐이 나가서 1위도 해보고 더 좋은 후회없는 무대를 라떼들에게 보여주는 게 목표다. 안솔빈으로서는 좋은 작품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 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