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릉, 김정현 기자) 강원FC 최용수 감독이 극적으로 잔류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강원FC는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 승강PO 2021 2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1차전 합계 스코어 4-2로 강원이 역전에 성공했고 K리그1에 잔류했다.
강원의 잔류를 이끈 최용수 감독은 “1차전 앞두고 말씀했다시피 승강PO 한 경기가 아닌 두 경기의 승부를 봐야 하고 어쨌든 결과를 봐야 한다. 저와 선수들이 모든 걸 쏟아내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면서 “선제실점을 했을 때 부정적인 분위기보다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몸놀림이 좋았고 동점골이 빨리 터진 게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후반에 상대의 똑같은 패턴에 선수들이 적절히 대응했다. 강원FC가 K리그1에 잔류해 너무 기쁘다. 선수들이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고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하루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최용수 감독의 일문일답이다.
Q 경기 전에 득점을 터뜨릴 총알이 부족했다고 말했지만, 베테랑들이 득점을 해줬다
A 제가 이전에 몸담은 곳에선 결정력이 높은 자원이 있었다. 현재는 이정협, 김대원을 제외하고 득점력이 부족했다. 오늘 경기에서 2선, 보이지 않은 선수들이 득점해줬다.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던 게 좋았다. 상대 위험 지역에선 내가 스트라이커라는 생각으로 때리라고 주문했다.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줬다. 선수들에게 지난 경기들을 복기하면서 무거운 압박을 줬다고 느꼇다.
Q 후반 중반 볼보이가 볼을 빨리 내주지 않았고 이민성 감독이 볼보이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있었는데
A 볼보이의 영역까지 관여할 바가 아니다. 홈 이점은 전 세계에 다 있다. 그건 제가 굳이 신경을 안 쓰고 싶다.
Q 이광연 선수 기용에 대해선
A 아무래도 이범수의 장점과 이광연의 장점이 있다. 대전 바이오 같은 공중볼을 두고 세컨볼을 득점으로 노리는 팀이었다. 순간 반응 속도, 민첩성, 예측, 위치선정 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봤다. 골키퍼는 어젯밤까지 고민했지만, 한국 축구가 키워야 할 재능이었고 믿음에 보답했다고 생각한다.
Q 2018년도 FC서울의 잔류와 비교하자면
A 그때와 비교하면 경기 접근하는 마음가짐, 당시엔 1차전에 원정골을 넣어서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이번엔 원정 1차전에서 패해 저나 선수들이나 심리적으로 쫓기는 불안함이 괴롭혔다. 그때와는 달랐다. 그럴수록 저 스스로 내려놓고 선수들을 믿었다. 정상적으로 하고자 하는 축구를 한다면 11 대 11로 보면 미리 잠근다고 봤다. 편안하게 접근했던 게 주효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도자로서 쉽지 않다. 피가 말렸다.
Q 잔류에 성공했지만, 미래를 보고 부임했는데 향후 어떻게 준비할지
A 제가 들어오고 김병수 감독이 팀을 잘 만들어 놓았던 좋은 점은 계승하고 K리그1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개선 사항들을 이영표 대표와 준비하겠다. 이 전력, 현재 팀 상황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큰 목표인 ACL 출전권은 쉽지 않다. 남은 기간에 긴밀하게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더 발전하고 싶다.
Q 부임 후 첫 경기(37라운드 FC서울 원정)에서 11위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 옳았던 것 같은데
A 서울 원정 경기에서 무게 중심을 앞으로 갔다가는 서울의 기세에 눌려 1점을 얻지 못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제가 잘못되면 성남전까지 불안할 수 있었다.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준비했었다.
Q 내년 K리그1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
A 선수 상황을 정밀 진단하고 두 번 다시 이런 경기는 하고 싶지 않다. 우선 목표는 파이널 A 진출, 그 이후엔 ACL 진출을 목표로 하고 싶다.
Q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차 리액션이 커졌는데
A 선수들은 제 리액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들에게 좀 더 열정적이고 자신감을 공유하자고 했던 것 같다.
Q 전술에 가장 부합했던 선수를 꼽자면?
A 1차전에 중원을 두 명을 두고 경기를 진행했다. 상대는 마사, 이현식의 움직임에 불리함을 느꼈다. 오늘 중원 싸움에서 세 명의 선수를 둔 게 효과적이었다. 모든 선수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특정 선수보다는 전체 선수들, 벤치 선수들도 준비를 잘 해줬다.
Q 이영표 대표와 대화를 나눈 게 있는지, 그리고 이민성 감독은 최용수 감독에게 말할 상황이 아니라고 했는데
A 승부의 세계에서 승자의 입장, 패자의 입장이 다 있다. 본인의 심경을 저는 충분히 이해한다. 앞으로 성장할 지도자다. 팀을 잘 만들었다. 이영표 대표와는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 평소에도 팀을 위한 소통을 한다. 선수 출신이고 많은 경험이 있어서 저와 소통이 잘 이뤄진다.
사진=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