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너를 닮은 사람’ 김재영이 슬럼프를 딛고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기대케 했다.
JTBC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은 아내와 엄마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 정희주(고현정 분)와 그와의 짧은 만남으로 제 인생의 조연이 되어버린 또 다른 여자 구해원(신현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김재영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조각가 서우재 역을 맡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김재영은 인터뷰에서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영광이었고,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우로서의 자신감도 얻게 됐다“면서 "감독님이 기억에 남는다. 제가 우재라는 역할을 하게 해주셨고, 이 역할을 만드는 데 있어 고민을 많이 해주셨고 고현정 선배님과 연기하는 데 몰입하게 도와주셨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슬럼프를 겪었던 시기에 '너를 닮은 사람'의 대본을 받게 되었다면서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겁이 났다. 우울하기도 했는데, 그 때가 33살이었다. 모델로 활동하다가 연기를 하게 됐고, 사회 생활을 경검해본 게 없다보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불안감이 있었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많은 걸 얻었다. 선배님들이 조언해주시는 것도 잘 받아들일 수 있었고, 집중할 수 있어서 예전보다는 배우로서 성숙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머리도 장발로 길러보고 3개월 동안 그림을 배우면서 우재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김재영은 "우재가 기억을 찾고 난 뒤의 변화에 대한 건 나중에 생각했다. 처음에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까 고민했다. 머뭇거리고, 눈에 초점이 없어지는 게 감독님의 아이디어였다"면서 "연기하기 힘든 부분이었는데, 그런 것들을 감독님이 조금씩 지도해주셨다. 기억을 찾고 나서는 차라리 연기하기 편하더라. 제가 계산했던 것보다는 감독님이 조언을 해주신 부분이 생각보다 잘 표현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고현정이 상대 배우라는 사실을 알고도 고민이 많았다고. 그는 "촬영하기 전에 직접 선배님을 만났다. 선배님이 저를 처음 보자마자 우재라고 하면서 편하게 해주셨다. 연기할 때도 되게 편하게끔, '우재가 보이는 것보다 김재영이 보여야 한다'고 하셨다. 그런 것들이 진짜 많이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연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제게 다 맞춰주셨던 거 같다"고 전했다.
케미에 대한 호평이 나오는 것에는 안심한다면서도 "하지만 역할 자체가 바람을 피우는 거고, 안 좋은 말이 많다보니 우재라는 인물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싶었다. 불륜이라는 소재를 갖고 있는 친구인데, 누구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제일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인생 연기라는 말도 있더라. 그건 아마 시청자들을 이해시켰다기보다는, 우재가 죽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웃으며 “그래서 불쌍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것 같다. 만약 죽지 않았다면 끝까지 평이 좋지 않았을 거다. 안 그래도 현성(최원영)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었는데, 죽으니까 불쌍하다는 이야기도 나오더라. 그게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고백했다.
김재영은 불안감과 부담감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고 털어놔 배우로서의 고민이 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그는 "누군가 좋은 얘기를 해주시고 잘했다고 하면 ‘나도 성장하는구나’ 싶다가도 한 순간에 이상한 부분들을 보게 되고, ‘연기 못한다’는 글을 보면 ‘이게 참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모두에게 칭찬을 듣는 게 어려운 일이고, 스스로도 판단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칭찬이 많았기에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하는데,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더쿠나 디시인사이드 같은 데 글이 많이 올라온다고 하길래 그곳에서 글들을 많이 찾아봤다. 드라마를 보면서 글들을 보는데, 댓글을 읽을 수가 없다보니 세 번이나 다시 보게 도ㅚ더라. 글들을 보고 자극을 받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힘이 된다"고 밝혔다.
김재영은 처음 연기를 할 땐 본인의 것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그는 "배우들의 에너지같은 거에 있어서 예전에는 경쟁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그런 것들이 무슨 말인지도 몰랐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에너지가 중요하더라. 제가 어떤 감정으로 주고 있는지, 또 그걸 어떻게 받게 해주는지가 중요하다. 저는 아직 경험이 일천해서 그걸 잘 못하지만 그런 걸 잘 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상대에게 에너지를 전해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너를 닮은 사람’은 자신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작품이라고 말한 그는 끝으로 “(이번에) 제가 조금 성장했다는 게 행복하다. 이 부분 때문에 제가 힘들었다보니 가능성이 생겼다는 생각이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다. 한 살 먹었지만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나이에 대한 조급함은 있지만, 앞으로 길게 갈 수도 있고 스스로 성장하다보면 좋은 모습이 쌓여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