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오은영 박사가 과거 대장암 판정을 받았을 때를 떠올렸다.
30일 방송된 SBS '내가 알던 내가 아냐'(이하 '내가 아냐')에는 오은영 박사가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오은영은 모교인 연세대학교를 찾았다. 오은영은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은영은 의과대학 건물을 찾아 추억을 회상했다.
오은영은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 나는 여전한가? 나는 늙었네"라고 말했다. 강의실을 찾은 오은영은 "제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연애를 했다. 그 긴 시간을 너무나 사랑했고 성인이 된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 사람이다"라며 남편과의 연애 시절을 떠올렸다.
오은영의 남편은 "옛 생각이 난다"며 웃었고 오은영은 "열나게 공부도 했지만 연애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은영은 아내로서 "부족한 게 많고 미안한 것도 많다. 잔소리를 많이 하거나 바가지를 긁는 아내는 아닌 것 같다. 제가 퇴근하면 남편이 기다린다. 마누라랑 이야기하면 즐겁고 좋다고 한다. 그러면 낙제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은영은 고등학교 때의 성적을 최초로 공개했다. '학생' 오은영의 장래희망은 의사였다. 오은영은 "어릴 때 아버지가 생사를 왔다갔다 하시면서 아프신 적도 있고 가족의 고통을 너무 많이 경험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직업의 꿈은 이뤘다"고 전했다.
지난 2008년 44세의 나이에 대장암 판정을 받았던 오은영은 "난 원래 대장 내시경 하면 어지럽다. 토할 것 같다"며 "(대장암 이후) 처음에는 6개월에 한 번씩 받고 지금은 1년에 한 번씩 받는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제가 꽤 건강하다고 생각했고 좀 잘 버티는 편이다. 복부 초음파를 하던 후배가 저한테 담낭이 이상하게 생겼다면서 수슬을 두 가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 조직 검사에서 대장암이 발견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이 가능성을 물었더니 '아주 없다고 말 못한다'고 하더라. 얼마나 살 수 있냐고 했더니 '한 3개월이요?'라고 했었다. 그때를 다시 기억해보면 소리가 아득하고 심장이 툭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사실은 굉장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오은영은 입원 2시간 전에도 아이들을 상담했다. 오은영과 30년째 근무 중인 직원은 "암이셨다는 것까지는 몰랐다. 퇴원하시고 나서도 거의 바로 업무를 하셨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그 짧은 며칠 동안에 아주 빠른 속도로 관계와 상황들을 정리해보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제일 먼저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다. 마음이라는 게 어떻게 정리될 수 있겠나. 그래도 아내와 남편의 관계는 정리하는 노력이 가능은 하더라. 근데 자식은 그게 안 되더라"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이 아이와 뭘 어떻게 정리를 할 수 있겠나. 마음을 정리하는 게 엄두가 안 나더라"라며 "이 시대 부모들을 위해서 내가 좀 더 할 수 있는 일이 뭘지를 생각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암은 재발하지 않았다. 오은영은 당시 대장암 수술을 담당했던 교수를 만났다. 윤동섭 교수는 "우리 딸이 엄청 좋아한다. 내가 잘 아는 사이라고 하면 깜짝 놀랄 거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선생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SBS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