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연기대상 시상식을 열 수나 있을까 했는데, 막판 기사회생했다.
2021 MBC 연기대상이 올해도 변함없이 30일 오후 9시에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올해 MBC 드라마 라인업을 돌아보면 시상식을 열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우선 1년간 방영한 드라마 개수가 타 방송사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오! 주인님’, ‘목표가 생겼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벤트를 확인하세요’, ‘밥이 되어라’, ‘두 번째 남편’, ‘검은 태양’, ‘옷소매 붉은 끝동’ 등이 시청자를 찾았다.
물론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하지만 시청률만큼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고 볼 때, 양은 물론이고 시청률 면에서도 MBC 드라마의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
MBC 주중 미니시리즈는 올해 초 두 달 휴지기를 갖고 재정비 후 찾아왔다. 3월 방영한 ‘오! 주인님’이 첫 주자였다. 드라마 작가(이민기 분)와 로코퀸 여배우(나나)의 로맨스를 그렸는데, 2.6% 시작해 줄곧 1~2%를 기록하다 급기야 0.9%까지 추락했다.
후속작인 정재영 문소리, 이상엽 주연의 ‘미치지 않고서야’는 이보다는 나았지만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n년 차 직장인들의 치열한 생존기이자 로맨스 없는 오피스물로 나름의 재미를 줬지만 3~4%대에 머물렀다. 김환희, 류수영이 출연한 4부작인 ‘목표가 생겼다’ 역시 공모전 우수상을 받은 작품으로 신선함을 갖췄지만 2%대에 그쳤다. 두 작품 모두 이목을 사로잡을만한 강렬한 임팩트가 없어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7월 종영한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 역시 5~7%로 반응이 미지근했다. 9월 종영한 4부작 토요드라마 ‘이벤트를 확인하세요’는 방민아, 권화운, 안우연 등 젊은 배우들이 뭉친 감성 트립 멜로로 0.8%를 기록했고 시청률 화제성 모두 처참했다.
3분기까지도 흥행작을 내놓는데 실패한 MBC는 첫 금토드라마로 ‘검은 태양’을 편성하며 반등을 노렸다. 한국형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 국정원 내부의 비리와 세력 다툼 등을 다뤘다. 150억이 투입된 대작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 남궁민은 제작발표회부터 MBC 대상을 노려봐도 되겠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7.2%로 출발한 ‘검은 태양’은 3회 만에 최고 시청률 9.8%까지 올랐다. 이후 다소 힘이 빠진 전개와 경쟁작인 SBS‘원더우먼’의 활약 때문에 10%대까진 달성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MBC 드라마 부활의 신호탄을 쏜 건 분명했다.
배턴을 이어받은 ‘옷소매 붉은 끝동’이 범상치 않다. 이세영과 이준호의 간질간질한 로맨스 케미와 섬세한 연출이 시너지를 내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첫 회(5.7%)는 평범했지만 매회 시청률이 상승, 최근 10.9%(9회)까지 올라섰다. 16회 중 절반 정도 지난 상황이어서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상승세라면 사극 무패 여신 이세영의 대상 수상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주인공 덕임 캐릭터를 똑 부러지고 당차게 표현하면서도 밉지 않게, 사랑스럽게 연기하고 있다. ‘대상은 남궁민’이라는 기존의 예상을 뒤엎고 반전을 쓸지 기대된다.
이 외에도 2.9%에서 시작한 일일드라마 ‘두 번째 남편’도 최근 7~8%를 오가며 시청률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구겨졌던 MBC 드라마의 체면이 4분기에 조금은 피게 됐다. 오랜 기간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터라 MBC 연기대상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 다행히 막판 드라마의 선전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 여지가 생겼다.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