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윤서 기자) "KT 위즈 선수들이 힘들 때 옆을 보고 앞, 뒤를 돌아보면 항상 응원하고 있는 팬들이 있다.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셨으면 좋겠다."
지난 2013년에 창단한 KT는 2015년 1군에 진입했고 첫 3시즌 동안 최하위에 머물며 혹독한 승부의 세계를 경험했다. 하지만 2018년 탈꼴찌에 성공했고 이듬해 6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지난해 KT는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하는 반전을 일으키며 첫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거머쥐었다.
KT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전진했다. 올해 1위 결정전까지 치르는 끝장 승부 끝에 첫 정규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6년 만에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선 것이다. 이러한 KT의 성장통과 영광의 발자취를 모두 함께한 이가 있다. 바로 KT 응원의 마에스트로 김주일 응원단장이다.
KT가 1군 무대에 뛰어든 지난 2015년, 김 단장도 응원단에 합류했다. 올해로 7년째 KT 응원을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경기를 관중 없이 치렀다. 김 단장은 "아무리 언택트 응원을 한다고 해도, 허공에다가 하는 것이다. 응원단장은 팬들의 열정을 최대한 끌어내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데, 빈 좌석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팬들의 소중함을 엄청 느꼈다"라고 아쉬워했다.
시즌 막판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팬들도 제한적으로나마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육성 응원이 금지되는 등 자유로운 응원이 불가능했다. 김 단장은 "속상했다. 팬들의 열정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오히려 소리를 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의 말씀을 드려야 했다. 내가 팬의 입장이었다면, 너무 속상했을 것 같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다행히 KT는 팬들과 함께 정규 시즌 우승이 확정된 순간,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김 단장은 "많은 팬들이 수원, 서울 등 수도권에서 대구까지 내려오셨다. 거기서 큰 감동을 받았다. 게다가 질서 있는 응원을 보여줘서 기뻤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시리즈 전 경기가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KT는 홈구장 수원 KT위즈파크가 아닌 중립구장에서 팬들을 만나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김 단장은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수원 구장이 10개 구장 중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수원 구장에서 팀 승률이 높다. 수원에서 한국시리즈를 했으면, 우리 팬들이 더 많이 오셨을 것이고 남부럽지 않은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을 것이다. 그 부분이 약간 아쉽다"면서 "그래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하루하루가 감동이다. 팬들도 질서 있는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는 다수의 KT 팬들이 고척돔을 방문하여 인기 구단 두산에 밀리지 않는 응원전을 펼쳤다. 반짝이는 응원봉을 들고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 KT 팬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 단장은 "예전에는 응원 화력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비트 배트(응원봉)와 클래퍼를 들고 있는 팬들로 1루 관중석이 꽉 찼다. 이걸 보면서 KT가 힘이 생겼다고 느꼈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몇몇 팬들은 유입이 된 것 같다. 너무 감동을 받았고 응원 중간에 울컥하기도 했다. 팬들의 응원 열기가 정말 대단했다"라고 기뻐했다.
마지막으로 김 단장은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선수들에게 "지금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싸운다고 생각한다. 이제 선수들의 목표에 거의 다 온 것 같다. 힘들 때마다 옆을 보고 앞, 뒤를 돌아보면, 항상 응원하고 있는 우리 팬들이 있다. 팬들의 응원에 조금 더 힘을 내고 한 발자국 더 뛰었으면 좋겠다. 우리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셨으면 한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