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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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결 이전에 축제, 쿠에바스-박건우가 보여준 '프로의 품격' [KS1]

기사입력 2021.11.15 05:30

박윤서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윤서 기자)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나온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31)와 두산 베어스 박건우(31)의 훈훈한 광경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KT와 두산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맞붙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KT였다. KT는 배정대의 결승 홈런과 선발투수 쿠에바스의 7⅔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4-2로 승리했다.

맞대결 도중 이목을 사로잡는 장면이 경기 중반에 연출됐다. 6회초 두산 공격에서 선두타자 박건우가 타석에 섰고 쿠에바스의 4구째 145km 직구에 등을 맞았다. 이내 박건우는 무릎을 꿇어앉으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쿠에바스는 곧장 타석으로 걸음을 옮겼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박건우를 바라봤다.

박건우는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가졌고 다행히도 스스로 일어섰다. 1루로 걸어 나가려던 박건우는 쿠에바스와 눈이 마주쳤고 짧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쿠에바스도 박건우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머리를 만지는 등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관중석에서는 스타 선수들의 깔끔한 매너에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경기를 마친 후 쿠에바스는 몸에 맞는 공에 대해 "박건우와 친분이 있다. 공이 손에서 빠져서 사구가 됐고, 의도한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상태의 심각성을 몰랐고,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어서 한국어로 농담을 주고받았다"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부상자는 없었고, 투수의 고의성도 없었다. 비록 서로 승리를 위해 쿠에바스와 박건우는 양보 없는 대결을 벌였지만, 그 와중에 동업자 정신을 발휘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발산했다.

한국시리즈는 KT와 두산이 우승을 놓고 다투는 전쟁터다. 그러나 그전에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장'이다. 쿠에바스와 박건우가 보여준 프로의 품격은 스포츠 정신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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