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5년간 멈췄던 삼성 라이온즈의 가을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정규시즌 2위로 6년 만의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삼성은 9일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멈췄던 가을야구 시계를 다시 돌린다. 결전의 장소는 대구. 상대는 6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역전 준우승의 아픔을 준 두산 베어스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두산은 조직력이 좋고 선수들이 7년간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노하우가 가장 큰 자산이다. 또 두산의 타선 연결성이 좋아 수비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허삼영 감독의 우려대로 두산은 ‘가을 DNA'를 선보이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이어 준플레이오프까지 통과해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고, 특히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타선의 연결성과 응집력을 발휘하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삼성이 경계했던 장면이 모두 나온 것.
하지만 지칠 대로 지친 두산과는 달리 삼성은 1위 결정전 이후 8일을 쉬었다. 체력적으로 우세할 뿐더러 특히 푹 쉬고 돌아오는 투수들의 구위는 정규시즌 때보다 더 강할 것으로 보인다. ‘다승왕’ 뷰캐넌과 14승 듀오 원태인-백정현이 버티는 탄탄한 선발진에 최채흥, 몽고메리, 우규민, 오승환 등이 포진돼 있는 단단한 불펜진은 두산의 마운드를 압도한다. 여드레를 쉬며 가라앉았을 타격감이 관건이지만, 마운드가 탄탄하게 버텨준다면 일방장타가 있는 선수들이 고루 포진돼있어 충분히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다.
■다승왕 선발 출격, 뒤에는 최채흥, 오승환도 있다
1차전 선발은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나선다. 올 시즌 뷰캐넌은 30경기에서 16승(5패)을 기록하며 다승왕을 찜했고, 20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기선제압이 필요한 1차전에 에이스가 출격하는 것은 당연지사. 최종전 이후 9일을 푹 쉬고 나오는 것도 호재다. 다만 올 시즌 두산전 전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엔 2전 전승 평균자책점 0.64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올 시즌엔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8.00으로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뷰캐넌이 주춤한다 해도 그의 뒤에는 탄탄한 불펜진이 있다. 삼성은 시즌 막판 선발투수-최채흥-(우규민)-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으로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한 바 있다. 예상 가능한 단순한 투수진 운용에도 상대팀들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불펜진을 자랑하는 삼성이다. 특히 시즌 막판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 스윙맨 역할을 하며 6경기 평균자책점 1.69(10⅔이닝 2실점), 피안타율 0.158을 기록하며 탄탄한 모습을 보인 최채흥의 존재는 ‘천군만마’다. 구위도 더 좋아졌다는 평가. 뷰캐넌 등 선발진이 주춤한다 하더라도 최채흥을 비롯한 탄탄한 불펜진이 있기에 큰 걱정이 없다.
■피렐라-구자욱, ‘라팍’이 반가운 타자들
다만, 시즌 막판 차갑게 식었던 타선이 얼마나 살아날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일발장타가 있는 선수들이 두루 포진해 있기에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다이너마이트처럼 터지는 것이 삼성 타선이다.
특히 구자욱과 오재일, 피렐라, 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타자 친화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1차전이 열리는 것이 반갑다. 이들 모두 올 시즌 라팍에서 5할 이상의 장타율을 기록한 선수들이고, 1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특히 피렐라는 올 시즌 29개의 홈런 중 21개를 라팍에서 터트릴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에 강한 선수들도 두루 포진돼 있다. 김지찬(타율 0.414)과 박해민(0.400) 등 상하위 타선을 이끄는 선수들이 두산에 강했고, 중심 타선의 구자욱 역시 타율 0.353으로 강했다. 대타 요원 가능성이 높은 최영진도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타율 0.462(13타수 6안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두산의 1차전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 시즌 삼성은 최원준에게 4경기 25이닝 동안 타율 0.200에 홈런 1개도 없이 1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4타수 3안타로 좋은 모습을 보인 김지찬과 타율 0.300의 이원석이 그나마 최원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좋은 기억과 함께 8일 휴식 동안 준비한 것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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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