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7.28 17:21 / 기사수정 2007.07.28 17:21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안정환의 슬럼프 탈출, 한국 축구 일으킬까?'
'반지의 제왕' 안정환(31, 수원)은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천금의 역전 결승골을 성공시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황선홍과 함께 히딩크호의 원톱을 훌륭하게 소화했던 그는 한국의 4강 신화 주역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티에리 앙리(FC 바르셀로나)는 "2002년 월드컵에서 기술이 좋았던 안정환의 경기력이 인상 깊었다. 비법을 전수하면 기꺼이 배우고 싶다."라며 그의 화려한 테크닉을 치켜 세웠다. 안정환은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 세계적인 공격수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4년 동안 일본-프랑스-독일을 거치며 점점 화려함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2005-2006 시즌을 보냈던 FC 메츠(프랑스)와 뒤스부르크(독일)의 평범한 벤치 선수로 전락,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 위기에 놓이는 상황에 직면한 바 있다. 가까스로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6개월 동안 팀을 찾지 못해 무적 신세를 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안정환은 2007년 1월 수원에 입단하여 재기를 꿈꾸었지만 컨디션 저하로 정규리그 8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쳐 '킬러'의 체면을 다 구겼다. 하우젠컵 10경기에서 5골을 넣었지만 정규리그 무득점의 치욕을 떨치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지난해 월드컵 이후 팀을 찾지 못해 방황했던 무적 신세가 올 시즌들어 컨디션 부족이라는 더 큰 화를 불러 일으킨 것이었다.
그는 타이어 끌기와 허들 달리기 같은 특훈으로 컨디션 향상에 주력했다. 그 효과는 5월 23일 경남전 칩슛과 5월 30일 성남전 발리슛으로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았다. 얼마 전 미국 전지훈련에서는 절정에 이른 컨디션을 회복하여 정규리그 후반기 맹활약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 이후 그의 축구 인생이 구김살 없이 폈다면 지금까지 한국 축구를 이끌 킬러로 남았을 가능성이 더 컸을지 모른다. 안정환은 2002년 월드컵이 끝난 뒤 당시 소속팀 페루자(이탈리아)에 복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정도로 당시 상황을 매우 아쉬워했다. 그는 세리에 A에 더 남았다면 지금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라며 한탄했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안정환이 멋지게 재기해야 한다."라며 평소 목소리를 높여왔다. 안정환의 방황 및 슬럼프가 없었다면 지금쯤 아시안컵 대표팀에 몸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가 올 시즌 K리그에서 슬럼프에 빠지지 않았다면 한국의 아시안컵 성적은 과연 어땠을까?
안정환이 없는 베어벡호는 아시안컵 3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공격력 부진 끝에 대회 우승에 실패했다. 이동국과 조재진 등 원톱 자원들이 무득점에 그치자 여론은 한국 대형 공격수가 사라졌다며 국가대표팀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한국 축구가 부흥하려면 이러한 위기를 직접 탈출시킬 걸출한 영웅이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는 안정환이 2002년 월드컵에서 발휘했던 기량을 완전히 되찾는 것 밖에 없다.
안정환은 반드시 정규리그 후반기에서 맹활약 펼쳐야 국가대표팀 합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에게 있어 2007년 후반기는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일 지 모른다.
[사진 = 정규리그 후반기 도약 꿈꾸는 안정환 ⓒ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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