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진서연이 '원 더 우먼' 이하늬와의 연기 호흡을 전했다.
지난 6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은 비리 검사에서 하루아침에 재벌 상속녀로 인생 체인지가 된 후 빌런 재벌가에 입성한, 불량지수 100% 여검사의 ‘더블라이프 코믹버스터’ 드라마다.
진서연은 극중 한주그룹의 장녀 한성혜로 분했다. 한성혜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후계 구도에서 밀린 인물. 이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행을 저지르며 빌런으로 활약했다.
진서연은 '전에 없던 빌런'이라는 평을 받았다. 최근 진행된 종영 인터뷰에서 대본의 첫 인상에 대해 묻자 진서연은 "빌런이 빌런답게 의도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제가 기존에 센 캐릭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센 캐릭터를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좀 있었다. 센 캐릭터들이 1차원적으로 드러나는 시나리오들이 많이 들어왔고 이렇게 계속 하다가는 제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솔직한 답변을 전했다.
이어 "'원 더 우먼'은 1차원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실제로 나쁜 놈이 있으면 저러지 않을까? 진짜 나쁜 놈은 티가 안 나지 않나. 한성혜 캐릭터도 1차원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빌런이어서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서연이 한성혜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기존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빌런들은 화를 내거나 악을 쓰거나 힘을 많이 쓰지 않았나. 이번에 하늬 씨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굉장히 하이텐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1인 2역을 하면서 다이내믹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기 때문에 저는 반대로 힘이 빠지고 차분하고 우아한 캐릭터로 잡았다. 의도적으로 톤을 더 많이 내렸고 무미건조하게 이야기하려고 했다. 감정을 많이 드러내지 않는 최고 상류층의 모습을 연기하려고 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서연은 '재벌 장녀 빌런' 한성혜에 대해 "한성혜가 원하는 건 딱 하나였던 것 같다. 아버지의 사랑, 인정. 장녀로 태어났고 능력이 많고 똑똑한 친군데 두 남동생들 때문에 치이고 뺏기고 그런 모습들이 안타깝고 짠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에 대한 사랑, 그리움 이런 것들을 드러낼 수 없는 위치고, 드러냈을 때 뺏길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그런 걸 숨기면서 지키려고 하는 모습에 되게 짠하고 불쌍하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 (이런 말에) 상윤 오빠는 굉장히 화를 많이 내면서 '정말 너가 빌런이 아니라고 생각하냐'고 하더라. 저는 저 나름대로 빌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던 것 같다"고 캐릭터 해석을 전하기도 했다.
극중 진서연은 조연주 역의 이하늬와 대립하는 장면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을 묻자 "최고 대립 장면은 제가 조연주 검사실에 찾아가서 하늬 씨 따귀를 때리는 장면이 있다. 제 입으로 처음으로 '너의 할머니를 죽였고. 그게 뭐?' 하는 소시오패스적인 느낌을 표현한 첫 장면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기존에는 한성혜가 자신의 죄나 행동을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다가 그냥 다 드러냈던 첫 번째 장면이어서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따귀를 때리면 하늬가 제 팔목을 잡는 신이었는데 끝나고 (팔목이) 멍이 들었다"고 전했다.
진서연은 "하늬가 미안해 할까봐 끝까지 말은 안 했는데 그 장면 찍으면서 남자 배우랑 액션하는 기분이 들었다. '대단한 배우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진서연의 강점은 뭘까. 진서연은 "저는 캐릭터에 몰입을 할 때 미친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준비를 많이 한다. 구체적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생각한다. 과거에 내가 어떻게 입었는지 얼마 짜리 옷을 입었는지 어떤 곳을 다녔고 어떤 사람들과 어울렸는지 잠을 잘 때 어땠는지 이런 거까지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모여서 연기할 때 제가 생각한 본연의 캐릭터가 나오지 않았나.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게 저의 장점인 것 같다"며 "다른 배우분들이랑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다들 놀라시더라"라고 덧붙였다.
또 진서연은 '원더우먼'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빠른 호흡의 드라마를 촬영하고 전문직 여성을 표현하다 보니 대사가 많이 어렵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하늬 씨가 검사 역을 하면서 법에 대한 얘기를 술술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진서연은 이하늬에 대해 "저렇게 어려운 캐릭터와 어려운 대사를 잘 해낼 수 있구나. 너무 멋있다 싶었다. 얼마나 준비를 해야 NG 없이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이어 "전국환 선배님은 정말 NG를 안 내신다. 매 테이크 같은 톤, 같은 호흡, 같은 차분함으로 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담대하게 연기하고 싶다.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엑's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