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제주유나이티드가 '레전드' 조용형(38)의 은퇴식을 연다. 그리웠던 팬들과 함께 전설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기에 더욱 뜻깊다.
제주는 11월 6일(토)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 삼성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1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조용형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당초 지난해에 예정됐던 은퇴식이었지만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무관중 경기 진행과 K리그2가 아닌 K리그1 무대에서 레전드와의 재회를 꿈꿨던 제주 선수단의 예우와 바람이 맞물리면서 이날 열리게 됐다.
특히 이날 경기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거리두기 체계 개편에 따라 더 많은 팬들의 발걸음이 모이게 되면서 선수 본인과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전망이다.
조용형은 명실상부한 제주의 레전드다. 2005년 제주의 전신인 부천 SK에서 프로데뷔한 이후 제주 유니폼만 입고 무려 K리그에서만 무려 176경기(1골 2도움)에 출전했다. 2007년 잠시 성남(19경기)에서 뛰었지만 이듬해 다시 제주로 이적했다. 특히 제주 연고 이후 최고 성적인 2010년 준우승과 2017년 준우승 시절 팀의 핵심 선수로 맹활약했다. 2019시즌에는 6개월 공백을 깨고 플레잉코치로 제주에 돌아왔다. 비록 제주는 2부리그로 강등됐지만 조용형의 열정과 헌신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또한 제주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남다른 발자취까지 남겼다. '제2의 홍명보'로 많은 주목을 받으며 A매치 42경기를 소화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간판수비수로 전경기 선발 활약하며 대한민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주역이 됐다. 해외리그에서도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알 라이얀(카타르, 2010.7~2014.8)을 시작으로 알 샤말 SC(카타르, 2014.8), 스좌좡 융창 쥔하오(중국, 2015.1~2016.12)에서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한 몫했다.
조용형은 중앙 수비뿐만 아니라 전술 변화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을 정도로 스마트한 선수였다. 영리한 위치 선정과 정교한 태클 능력으로 신장의 단점(183cm)을 극복했다. 경기 중 매우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처했으며 넓은 시야와 정확한 롱패스로 승리의 초대장을 선사했다. 리더십과 경기를 읽는 수비 조율 능력으로 상대패스의 길목을 차단하는 능력도 탁월했다. 세트피스 찬스에서 득점력까지 보유한 만능 수비수였다.
삼성 하우젠 K-리그 대상 수비수부문 베스트11(2005), 윈저어워즈 한국축구대상 베스트 11 DF부문상(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최우수수비수상(2010), 2010 남아공 월드컵 전 경기 선발 출전, K리그1 준우승 2회(2010, 2017), Emir Cup 2회 우승(알 라이얀) 등 조용형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많았지만 그가 가장 원하는 타이틀은 바로 '제주유나이티드'였다. 지도자로 제2의 축구인생을 개척하려는 조용형은 전설의 마침표와 새로운 시작을 언제나 제주와 함께 하고 싶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은퇴식을 앞둔 조용형은 "은퇴식이 결정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은퇴한지 2년의 시간이 흘렀고 코로나 19로 인해 좋은 기회가 찾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나 '나의 팀은 제주였지'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 이렇게 내 축구인생의 마침표를 제주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그리고 은퇴식을 준비해준 제주 구단에도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