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배우 유오성이 '검은 태양' 비하인드를 전했다.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이 지난 23일 최고 시청률 9.8%로 높은 관심도를 증명해내며 종영을 맞이했다. '검은 태양'은 1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요원 한지혁(남궁민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내부 배신자를 찾아내기 위해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유오성은 26일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검은 태양'을 마친 소감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극중 유오성은 '범죄자 위의 범죄자' 이자 '암막 뒤의 설계자' 어둠의 권력을 틀어쥔 인물 백모사 역을 맡아 독보적 빌런 캐릭터를 구축했다. 2018년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는 유오성은 "성실하게 임했다"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유오성은 메인 빌런 백모사라는 역할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처음 감독님 뵌 게 3월인데 나머지 분들은 처음부터 캐스팅된 상태로 진행되고 있었다. '내 역할이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고 이미 쓰여진 존재였고 제작진 쪽에서 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리신 것 같다. '열심하겠습니다'하고 임했다"라고 전했다.
'검은 태양'은 주연배우 남궁민의 벌크업으로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백모사는 그런 남궁민이 연기하는 한지혁이라는 캐릭터에 대적하는 인물이니만큼 유오성도 외적으로 준비를 한 게 있을까 궁금했다.
유오성은 "남궁민과 싸우는 장면도 없고 내가 웃통 벗고 나오는 것도 없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배우에게 몸이란 악기를 조율하는 것과 같다"며 20년 동안 꾸준히 자신을 컨트롤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20년 전 '챔피언'이라는 영화를 위해 하루에 5시간씩 일주일에 5일 정도 5달간 훈련을 했다는 유오성은 "몸이 기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일주일 4일 이상은 체육관에 가서 몸을 푼다. 웨이트를 해서 벌크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검은 태양'으로 남궁민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는 유오성은 "남궁민 씨도 김지은 씨도 그렇고 현장에서 원샷원킬로 끝난다. 그 신에 집중하고 촬영했다. 남궁민 씨가 벌크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하고, 연기를 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부녀관계로 짧게 호흡을 맞춘 김지은에 대해서는 "유제이에 대한 분석을 잘했다. 배우가 아버지에 대한 것들을 빌드 업을 잘 시켜놨다. 마지막 촬영 때 정말 연기를 잘 쌓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은이가 연기를 너무 잘해줬다. 지은이한테 '너 참 연기 잘한다. 좋은 배우 되겠다' 이런 말을 했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정의 힘은 기억보다 강력하다. 감정에 기억이 휩쓸려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극중 의사가 기억을 잃은 한지혁에게 건넨 말이다. 유오성은 이 대사가 '검은 태양'이 전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유오성은 "전체적으로 국정원에 관련된 이야기지만 깔려있는 것은 기억이 감정의 지배를 받지 않길 바라는 걸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백모사도 따지고 보면 유경험자이고 퇴출된 사람이고 도플갱어처럼 지혁이라는 인물을 가스라이팅 한 상태였다. 감정이 기억을 지배하지 않고 훼손되지 않길 바라는 것을 많이 풀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백모사는 북으로 납북된 국정원 요원 중 한 명으로 애초부터 국정원 전체에 복수를 꿈꿨다. 백모사는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는 굉장히 복잡한 캐릭터인데, 유오성은 캐릭터를 어떻게 분석 했을까. 그는 "하나의 작품을 할 때 나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써놓은 사회적 바라보는 의견을 동의하고 참여를 한다. 나무를 보면 작품이나 연출진들은 뿌리이자 줄기이고 가지다. 배우가 꽃을 피우는 거다. 분석한다기보다도 작가가 써놓은 통로를 따라가면 된다. 내 개인적인 사견을 집어넣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모사는 결과적으로 외롭고 고독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성은 "소통의 부재가 존재하는 사람이다. 백모사가 딸 때문에 헷갈려 하고 하는 부분도 시청자들이 낯설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백모사는 인질들 사이에 딸인 유제이가 잠입한 것을 보고 망설이다 결국 복수라는 원하던 바는 이루지 못했다. 백모사는 그만큼 딸에 대한 애정이 강했던 것일까.
유오성은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딸에 대한 감정이 더 컸다고 보면 된다. 백모사도 목적을 위해 들어왔지만 내 딸인 것 같은 거다. 나중에 보면 제 3자로 이야기를 한다. 백모사 입장에서도 빌런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인간이고 폭탄을 못 터트리고 딸을 보면서 마음을 돌리는 거다. 빌런이 큰일 벌일 줄 알았더니 딸바보로 끝났어"라며 웃어 보였다.
유오성은 11월 10일 개봉하는 범죄 액션물 '강릉'을 통해 대중과 만난다.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이라는 인생 역전 사업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액션 영화다.
'강릉'에서 그의 모습은 영화 '친구' 속 준석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친구'라는 영화가 너무 각인돼 있다. 사실 '친구'에서 싸우는 장면은 1번 밖에 안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릉'은 2017년에 감독을 만나 미팅을 했다. 촬영 끝나고 개봉하는 시점까지 4년 6개월이 걸렸다. 감독을 만나서 시나리오를 놓지 않고 버텨낸 것에 대해 서로 고맙다고 얘기를 했다. 3쿼터의 첫 작품이기 때문에 잘 될 거라 생각을 했다. 2쿼터라는 경험치가 있으니 3쿼터 하면서,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는데 좋은 점은 지켜나가고 단점들은 잘 헤쳐나갈 것이다"라고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사진=MBC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