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인터뷰②에 이어) 곧 데뷔 30주년을 맞이하는 베테랑 배우 유오성이 '검은 태양' 출연이 "운이 좋았다"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이 지난 23일 최고 시청률 9.8%로 높은 관심도를 증명해내며 종영을 맞이했다. '검은 태양'은 1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요원 한지혁(남궁민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내부 배신자를 찾아내기 위해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극중 유오성은 '범죄자 위의 범죄자' 이자 '암막 뒤의 설계자' 어둠의 권력을 틀어쥔 인물 백모사 역을 맡아 독보적 빌런 캐릭터를 구축했다.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이하는 유오성. 그동안 작품에서 다수의 악역을 맡아왔던 유오성은 그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가성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유오성은 "악역이다 보니까 제 편이 없다(웃음). 혼자서 다한다. 할 것도 너무 많다"라고 전했다. 이어 "거칠게 생겨서 그런 거지 않나 생각도 든다. 영상 작업이라는 게 픽션이고 허구다. 이미지가 굳어졌다에 대한 생각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검은 태양'을 마무리한 뒤 유오성은 제작진들에게 감사 문자를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님 조감독님 제작진들한테 문자를 보냈다. 문자 내용은 대략 고맙다는 내용이다. 운명처럼 선택을 받은 입장인데, 운이 좋아서 하게 됐고 거기에 대한 감사함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름대로는 범사에 감사할 줄 알게 된다. 5줄을 보냈는데 어떤 분은 더 길게 보내셨더라. 그것도 참 감사한 일이다"라고 그동안 작품을 함께한 제작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유오성은 작품과 관련해 처음 미팅을 한 날, 촬영을 한 날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기억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기억력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그는 "어느 하루도 의미 없는 날이 없다"라며 매 순간을 기록하며,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해 오고 있었다.
8년 전 KBS 단막극 '마귀'를 통해 만났다는 박현석 감독과는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그는 "지금 '홈타운'을 찍고 있는데, 다 끝나면 만나기로 했다"며 "박현석 감독을 보고 천재라고 표현을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중한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오성은 11월 10일 개봉하는 범죄 액션물 '강릉'을 통해 대중과 만난다.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이라는 인생 역전 사업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액션 영화다. '강릉'에서 그의 모습은 영화 '친구' 속 준석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친구'라는 영화가 너무 각인돼 있다. 사실 '친구'에서 싸우는 장면은 1번 밖에 안 나온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강릉'은 2017년에 감독을 만나 미팅을 했다. 촬영 끝나고 개봉하는 시점까지 4년 6개월이 걸렸다. 감독을 만나서 시나리오를 놓지 않고 버텨낸 것에 대해 서로 고맙다고 얘기를 했다. 3쿼터의 첫 작품이기 때문에 잘 될 거라 생각을 했다. 2쿼터라는 경험치가 있으니 3쿼터 하면서,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는데 좋은 점은 지켜나가고 단점들은 잘 헤쳐나갈 것이다"라고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유오성은 마음속에 늘 두 가지 문구를 지니고 다닌다고 전했다. 그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인 거고, 후배들 쭈뼛거리는 거 보면 먼저 말 걸고 '힘내라, 버티는 싸움이다' 이런 얘기를 해주곤 한다. 범사에 감사하다는 것은 당연하고
본립도생이라고 근본이 굳건하게 서있으면 살아가는 방도가 생긴다는 말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후배들한테 '너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네 역할이 작다고 해서 단역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주인공이라고 생각을 해라고 한다. 역할은 작지만 네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유오성이 배우의 길을 걷는 후배들뿐 아닌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응원의 메시지 처럼 다가왔다.
사진=MBC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