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조광래호의 유럽 첫 경험은 만족감보다 아쉬움을 더 남긴 채 끝이 났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터키 트라브존 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경기장에서 열린 터키와의 친선경기서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고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가 대표팀을 떠나면서 새판짜기에 돌입한 한국은 그 첫 상대였던 터키와 무승부를 거두며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박주영(AS 모나코) 신임 주장 체제와 홍철(성남 일화), 남태희(발렝시엔) 등 새 얼굴의 등장으로 관심을 모은 터키전은 한국축구에 패싱을 입힌 조광래 축구가 유럽을 맞아 어떠한 모습을 보이느냐도 또 하나의 관심거리였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전서 출범을 알린 조광래호는 지난 10경기에서 6승 3무 1패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아시안컵에 초점을 맞췄던 터라 나이지리아를 제외하곤 9경기 모두 아시아 국가를 상대했다.
이 기간 동안 조광래호는 한국 축구에 패스란 새 옷을 입혀 아시아를 상대했고 달라진 경기력으로 아시안컵 3위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등 아시아를 넘어 세계와 경쟁하기에 아직 완성도가 부족한 패싱 축구를 보여주는 조광래호가 유럽에 통할지 많은 의문을 남겼다.
이에 조광래 감독은 터키를 맞아 아시안컵때와 같은 전술을 들고 나왔고 박지성과 이영표,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의 공백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홍철(성남 일화), 남태희(발랑시엔)로 메우며 승리를 노렸다.
하지만, 조광래호는 경기 내내 터키에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고 상대의 퇴장으로 생긴 수적 우세에도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 채 고전했다. 아시안컵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던 한국의 중원은 강한 압박을 앞세운 터키에 힘을 잃었고 박지성과 이영표의 공백은 생각 이상으로 컸다.
특히 빠르고 간결한 패스와 함께 공격진의 무한 스위칭으로 공격 전술의 다양화를 이끌겠다던 조광래 감독의 생각과 달리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해 나타난 단조로운 공격 전개는 개선이 시급했다.
수비진 역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종종 선수를 놓치거나 자책골을 자초하는 불안한 볼처리 등은 지적 받아 마땅했다.
조광래호는 분명 유럽에서도 어렵기로 정평이 난 터키 원정에서 아시안컵으로 인한 체력적 부담과 박지성-이영표 두 영웅 없이 치른 첫 경기 등 많은 불안요소에도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점유율을 내줘 끌려간 전반과 수적 우세에도 승리로 이끌지 못한 후반 등 경기력에서 아쉬움이 진했던 터키 원정이었다.
[사진=조광래호의 새 주장 박주영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