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기자] 말많고 탈많던 브라질 대표팀이 2007코파아메리카를 우승을 거머쥐며 논란을 잠재웠다.
브라질은 16일(한국시간), 베네주엘라 마라카이보에서 열린 2007코파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꺽고 남미의 왕좌 자리에 복귀했다.
브라질은 전반 4분에 터진 훌리오 밥티스타(24)의 선제골과 20 뒤 로베르트 아얄라의 자책골, 후반에 다니엘 알베스(25)가 쐐기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에 완승을 거뒀다.
◎ 94미국월드컵으로 회귀한 브라질 수비
대회 초반 수비 문제를 드러낸 브라질은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인 둥가(41)감독의 '원론적인 생각'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둥가 감독은 "브라질 다운 수비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원론적 해답"이라며 특유의 그물수비를 강조했다.
그물수비는 협력수비를 통한 적극적인 압박 보다는 미드필더와 수비수 가운데 공에 근접해있는 두 명이 호흡을 맞춰 대인수비와 패스 길목 차단을 나서는 것으로 이후, 상대 공격수가 그물에 걸려들면 주변에 있던 선수들도 합세 에워싸기로 공을 빼낸다. 브라질은 94월드컵 당시 이 전술로 우승컵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과거로 회귀한 브라질은 첫 경기 멕시코전 패배 이후 5경기 3실점으로 수비진을 안정시켰고 전체적인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 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아르헨티나 공격이 리오넬 메시(21), 에스테반 테베즈(24)의 개인기량에 의존해 브라질 수비가 재미를 봤다. 또, 파블로 아이마르(28), 세바스챤 베론(32), 후안 로만 리켈메(30)의 패스를 차단하며 빠른 역습으로 세 골을 넣기도.
이 외에도 시간 끌때와 공격할 때를 구분할 줄 아는 수비, 미드필더 선수들의 경험, 돌파와 패스 시기를 파악하는 공격진의 경기 감각으로 브라질은 그야 말로 영리한 축구를 하며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 브라질에 말린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야생마처럼 거침 없는 공격력을 선보이며 우승후보 1순위에 꼽혔지만 결승에서는 답답한 경기력으로 14년 만의 우승에는 실패하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경기내내 공수에 걸쳐 브라질 페이스에 말려들었다. 공격 선봉의 메시와 테베즈는 다른 선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불만인 기색이 역력했다. 이번 대회 들어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인 미드필더 마스체라노(26)는 여전히 위력없는 모습이었다.
브라질의 호빙요, 밥티스타, 바그너러브(26) 삼각편대의 역습에 자네티-아얄라-밀리토-에인세 일자수비 라인은 수비시 '일자'로 수비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아울러 로베르토아얄라(32)는 자책골, 예리한 공격가담이 장기인 하비에르 자네티(33)는 베테랑 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굴욕적인 패배를 받아 들여야 했다.
또 아르헨티나는 비살레(54) 감독의 승부수가 막힌 것도 컸다. 그는 0-2로 뒤지는 상황에서 패스의 정확도와 돌파의 횟수를 늘리고자 각각 아미마르, 루이스 곤잘레스(26)을 투입했지만 브라질에 막히고 말았다.
◎ 둥가 감독 취임 후 첫 대회는 성공적.
이번 코파아메리카 우승으로 연일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에 보도에며 언론의 못매를 맞았던 둥가 감독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브라질 언론에서는 호나우딩요, 호나우도, 아드리아누, 카카 없이 일궈낸 우승에 대해 높게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승확정 뒤, "이제 둥가감독도 축구협회도 편안한 마음으로 추후를 대비할수 있게 되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세대교체 중인 팀을 데리고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물론 대표 선수간 기량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을 정도 탄탄한 선수층을 보유한 브라질이지만 아르헨티나, 우루과이같은 남미의 강자를 너무도 '손쉽게' 꺽은 것은 둥가 감독의 역량임이 틀림없다.
서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