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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NBA 드래프트 리뷰] 미래의 스타를 찾아서

기사입력 2007.07.03 00:27 / 기사수정 2007.07.03 00:27

조지형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지형 기자]  지난 6월 29일(한국시간) NBA 드래프트 역사의 본고장인 뉴욕에서 장차 NBA를 이끌어갈 미래 주역들이 각 팀들의 선택을 받았다. 과연 어떤 선수들이 구단주들의 눈도장을 찍고,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는지 그 뜨거웠던 현장을 돌아보자.

예정된 수순

이미 드래프트가 시작하기 전부터 1순위 지명은 따 놓은 당상이라던 오하이오 스테이트 대학의 그렉 오든은 많은 관계자들과 팬들의 예상대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에 의해 첫 번째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오든과 더불어 월등한 신체조건과 무한한 잠재력으로 역시 스포트라이트를 몰고 다녔던 텍사스 대학의 케빈 듀란트는 오든과 함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답게 오든에 이어 2순위로 시애틀 슈퍼 소닉스에 의해 두 번째로 호명이 됐다.

이 두 선수는 프로 선언을 한 후부터 NBA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실력과 가능성을 바탕으로 많은 팀으로 하여금 상위 지명권에 혈안이 되게 했다. 뜻밖의 행운을 안은 포틀랜드와 시애틀은 벌써부터 팀의 에이스인 쟉 랜돌프와 레이 알렌을 트레이드 시키면서 본격적인 팀 담금질에 들어간 상태다.

NBA 코트도 아직 밟지 못한 오든과 듀란트에 대한 대접이 이 정도면 황송할 지경이다. 그러나 주위에선 전혀 이런 움직임을 무리수라고 보고 있지 않다. 그만큼 오든과 듀란트의 기량이 많은 이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볼 수 있다.

에이스를 보내버린 오든과 듀란트의 매력

키 213cm, 몸무게 126kg의 거대한 체구를 가진 오든은 사이즈에서 품어져 나오는 위압감을 플로어에서 120% 이상 발휘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 특히 오든의 수비력은 NBA에서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일 정도로 정평이 나있다.

오든의 포틀랜드 안착으로 NBA의 빅맨 편중화는 더욱 심해져 서부의 골밑은 더욱 험난할 전망이다. 포틀랜드로서는 2006-07 시즌 신인왕의 주인공 브랜든 로이의 활약에 이어 또 한 명의 대형 루키를 보유함으로써 단숨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대학 무대에서 맹위를 떨칠 때부터 ‘키 큰 티맥’이라는 등, 온갖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듀란트는 1학년 때부터 NCAA에서 수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독식할 정도로 더 이상 대학에 머무를 이유가 없는 선수였다.

206cm의 장신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고 현란한 무브를 구사할 줄 알고, 어디 위치에서든 슛할 수 있는 밸런스는 듀란트를 이미 차세대 NBA 스타로 각광받게 하고 있다.

농구 팬들의 이목과 NBA의 소중한 미래로 자리 잡은 이들이 과연 얼마나 성장을 해줄 수 있을지 다음 시즌을 지켜보는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만리장성 NBA 무대를 밟다

NBA를 주름잡고 있는 아시아의 공룡 ‘야오밍’에 이어 포지션은 다르지만 아시아권 농구 영역을 확대시켜 줄 또 하나의 거물이 NBA 무대에 입성했다. 이 지안리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안리안은 중국 CBA 리그에서 4년간 뛰며 소속 팀인 광동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연속 우승시킨 무시무시한 저력을 가진 선수이다. 중국에서의 마지막 해에 평균 24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고 NBA에 진출한 지안리안은 큰 키에 걸맞지 않은 준수한 운동능력으로 NBA 스카우터들의 관심을 증폭시켰었다.

그리고 그 관심은 실제 드래프트 현장에서 전체 6순위로 밀워키 벅스에 지명되며 증명이 되었다.

지안리안의 NBA 행, 엉뚱한 데서 걸렸네?

그런데 지안리안에게 한 가지 걸림돌이 생겼다. 중국 정부가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가 아니면 미국 무대에서의 활동을 허가해 줄 수 없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이제 진로에 대한 걱정을 놓고 미국 농구에 적응하려고 하는 지안리안으로서는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직 명확한 중국 언론의 발표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입장에 놓여 있는 지안리안은 일단 양측이 합의점을 찾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침공은 잠잠했다

올해 드래프트에선 작년 유럽 출신 첫 1번픽의 영광을 안은 토론토 랩터스의 안드레이 바그냐의 성공과는 다르게 로터리 픽 15순위 이하로 떨어져서야 첫 유럽 출신 선수가 지명을 받는 등, 그 기세가 다소 주춤했다.

1라운드에 지명을 받은 유럽 선수는 총 세 명으로 18번 픽의 마르코 벨리넬리, 24번 픽의 루디 페르난데스, 30번 픽의 페트리 코포넨이 NBA 유럽 세력의 명맥을 잇게 되었다.

이 중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입단하게 된 벨리넬리는 유럽 리그와 세계무대에서의 굵직한 발자취로 단연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선수이다. 유럽 선수들의 특징인 기본기가 탄탄하고 발군의 슈팅력을 과시하고 있어 프리 오펜스를 표방하는 워리어스에 중요 외곽 자원으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드래프트에선 벨리넬리를 제외하면 인상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선수가 드물어 유럽 농구계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나타난 유럽산 신인 흉작의 이유는 워낙 이번 드래프트가 오든과 듀란트에 초점이 맞춰져, 상대적으로 유럽 선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탓도 적지 않다.

오히려 생각보다 높은 픽을 지명 받은 중국의 지안리안이 유럽 물결에 거센 아시아 파도를 일으키며 굉장한 이슈를 만들어냈다.

'5명 취업' 플로리다 잔치를 벌이다!

올해 드래프트에서 무엇보다 가장 많은 화제를 뿌렸던 대학은 플로리다이다. 1, 2라운드 통합 무려 다섯 명의 선수가 NBA 문턱을 넘으며 정식 선수로서의 등용을 자축했다. 알 호포드를 시작으로 코리 브루어, 노아킴 노아, 크리스 리차드, 타우린 그린 등. 모두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수들이 이젠 적으로서 자웅을 겨루게 되었다.

호포드와 노아, 브루어는 플로리다 재학 시절 스타팅 라인업을 구성했던 선수들로서 진작부터 NBA 팀들이 타겟이 되었었다. 실질적인 리얼 5번이 없는 플로리다에서 로포스트를 책임졌던 호포드와 노아는 특유의 근성과 악착같은 집념으로, 브루어는 2-3번을 오가는 전천후 플레이와 열정적인 수비로 전력 보강이 절실한 NBA 팀들을 매료시켰다.

단순히 건실한 플레이뿐만 아니라 플로리다를 두 번이나 NCAA 정상에 올려놓은 공적도 NBA 팀들을 어필하는데 중요 요소로 작용했다. 조직력이 잘 닦아진 팀에서 뛴 경험과 큰 무대에서의 활약은 분명 NBA 리그에서도 긍정적으로 활용될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호포드는 동문들 중 제일 높은 3번픽으로 애틀랜타 호크스에 지명돼 포워드 라인이 과포화 상태인 호크스에 지각 변동이 일 것임을 예고했고, 브루어는 마이크 제임스를 트레이드하며 가드진의 공백이 생긴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에서 프로 첫 단추를 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1라운드에 뽑혔던 노아는 인사이드 득점원이 부족한 시카고 불스에 안착, 가장 적절한 팀에 소속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밖에 허슬 플레이와 리바운드가 돋보이는 리차드는 브루어와 같은 팀버울브즈의 지명을 받으며 한솥밥을 먹게 됐고, 플로리다 가드진의 핵심 축이었던 그린은 오든이 있는 포틀랜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다시 한 번 파헤쳐보는 ‘BIG’ 트레이드


- 트레이드 해당 팀들의 속사정


보스턴 셀틱스 Get - 레이 알렌

시애틀 슈퍼 소닉스 Get - 1라운드 5번픽(제프 그린), 달론테 웨스트, 월리 저비악


셀틱스의 데니 에인지 단장은 드래프트 전부터 중국의 지안리안에게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며 걸핏하면 지안리안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그래서 그린에게 행사한 지명권은 다소 의아할 수밖에 없었는데 역시 그 내막엔 트레이드라는 목적이 숨어 있었다.

셀틱스가 근 몇 년간 거둔 성적은 정말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안트완 워커-폴 피어스의 원-투 펀치 체제를 해체한 지도 꽤 오래되었지만 그 이후에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 사실. 그래서 에인지 단장은 결단을 내렸다.

유망주들의 성장을 기다리기보다는 검증된 선수의 영입으로 팀 쇄신에 승부를 걸은 것이다. 시애틀로서는 듀란트라는 확실한 미래를 얻은 상황에서 이제 하향세를 그릴 알렌을 계속 보유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듀란트 영입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리빌딩에 착수한 것이다. 실질적인 리더인 알렌을 트레이드함으로서 현재 FA 인 리샤드 루이스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셀틱스는 전도유망한 선수들을 보내는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적어도 워커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3점슛을 할 만한 알렌을 데려오면서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한 동부에서 충분히 해 볼 만한 전력을 갖추게 되었다. 셀틱스는 이 트레이드로 평소 팀의 주먹구구식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며 심심치 않게 “슈퍼스타를 영입하지 않으면 팀을 떠나겠다.”라고 발언한 피어스의 토라진 마음을 조금 돌려놓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사실 에인지 입장에선 이것이 트레이드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져스 Get - 스티브 프랜시스, 채닝 프라이

뉴욕 닉스 Get - 쟉 랜돌프, 댄 디카우, 프레드 존스


모든 팀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오든을 영입한 포틀랜드의 움직임은 발 빠르면서도 거대한 파장을 몰고 왔다. 이미 포틀랜드는 오든에 올인한 모습이다. 팀 내 득점과 리바운드 리더였던 랜돌프를 미련 없이 트레이드 시켰다. 기량은 훌륭했지만 팀이 화합하는데 방해 요소가 된 적이 많았던 랜돌프의 마인드는 결국 포틀랜드 프런트에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반면 랜돌프를 수혈한 닉스는 이 트레이드를 상당히 반기는 입장이다. 서부의 좁디좁은 틈바구니에서도 20득점-10리바운드를 평균 기록으로 달성한 랜돌프의 존재감은 동부에서 더 가공할 위력을 보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부상과 구단과의 마찰로 원만하지 못했던 프랜시스와의 관계도 청산하면서 올 시즌 못 이룬 플레이오프의 꿈을 다시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걱정스러운 건 볼 소유욕이 심한 랜돌프와 역시 비슷한 성향을 가진 닉스의 주전 포인트 가드 스테판 마버리와의 조화 문제이다.

그러나 올해 비교적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준 마버리가 계속 그 자세를 유지해준다면 랜돌프의 각성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예상된다.

포틀랜드는 비록 걸출한 에이스를 잃긴 했으나 ‘가능성’만을 보여주고 아무것도 팀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다리우스 마일즈의 3번 자리를 프라이가 메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라인업을 유동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프랜시스도 한 때 서부 올스타 주전 가드에 수차례 꼽혔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부상만 완쾌된다면 존스의 공백은 물론이고, 자렛 잭의 주전 자리도 위협할 수준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조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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