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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조연에서 퓨처스리그 주연으로, “열심히 보다 ‘잘’ 할게요”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1.09.09 10:0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동진(24)은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와 인연이 깊다. 작중 ‘에이스 투수’ 강두기(하도권 분)의 대역으로 나와 마운드에서 열심히 공을 뿌리며 드라마의 ‘숨은 조연’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김동진의 야구 인생도 한 편의 드라마나 다름없었다. 지명 실패, 부상, 군 입대 연기, 독립야구단, 트라이아웃 등 온갖 우여곡절을 다 겪은 뒤에 이제야 꽃을 피우고 있는 그의 야구 인생은 또 한 편의 ‘스토브리그’나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설악고) 졸업 당시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한 김동진은 대학(강릉영동대)에 진학했으나, 입학 직후 팔꿈치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군문제 해결을 위해 휴학계를 제출했으나 군 입대 지원자가 몰려 1년을 그대로 쉴 수밖에 없었고, 우여곡절 끝에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뒤 프로 지명을 노렸으나 대학 자퇴가 휴학으로 처리되는 절차상의 이유로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못하며 또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김동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독립야구단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김동진은 그해 파주 챌린저스 소속으로 타율 0.457(1위)을 기록하며 차근차근 재기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그해 열린 KBO 트라이아웃, 김동진은 타격과 수비에서 발군의 모습을 보이며 꿈에 그리던 프로의 유니폼을 입었다. 2021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43번째로 지명되며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로부터 1년 뒤, 김동진은 그토록 원했던 프로 무대에서 꽃을 조금씩 피우고 있다. 비록 2군이지만, 내야수로 48경기에 나와 타율 0.310(116타수 36안타), 14타점, 6도루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6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고, 특히 후반기엔 타율 0.455(33타수 15안타)에 삼진은 단 3개만 기록하며 약점도 조금씩 지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입단 초기 프로의 벽은 높기만 했다. 빠른 공에 제 스윙이 나오지 않아 갖다 대는 데에만 급급했고,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대처도 되지 않아 삼진을 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김종훈 퓨처스 타격코치와 박한이 육성군 코치의 조언이 김동진을 각성시켰다. “하체를 잘 이용하면 배트는 저절로 나온다”는 조언에 김동진은 하체 위주의 훈련에 집중했고, 그 결과 후반기 김동진의 선구안과 타격감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전부터 자신 있었던 수비와 주루 능력도 프로에 와서 더 성장했다. 무조건 빠르게 던지고, 무작정 뛰는 것만 생각했던 이전과는 달리,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수비-주루 방법을 배우고 난 뒤로는 기술적으로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재걸 2군 코치의 집중 지도하에 무럭무럭 성장 중인 김동진은 훈련량이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신에게 기대를 하신다는 말이기에 기쁘고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편, 김동진은 2군 생활을 하면서 또 한 명의 롤모델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당초 김동진의 롤모델은 자신과 같이 2루수와 유격수를 역임하는 김상수였으나, 최근엔 김호재도 함께 꼽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호재는 2014년 삼성의 육성선수로 입단해 지난해인 2020년에야 1군에서 꽃을 피웠던 선수. 김동진은 김호재의 기술적인 면은 물론,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정말 멋있다며 그의 마음가짐을 닮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동진 역시 누군가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위해 독립야구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에겐 김동진이 좋은 롤모델이다. 김동진은 파주 챌린저스 후배들에게 “그냥 열심히 해서는 안된다. 죽기살기로 해야 하고, 프로에 와서 고강도 훈련에 적응하고 인정을 받으려면 그 때부터 미친 듯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아울러 김동진도 ‘독립야구단 출신’으로서 프로에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예의와 성실, 간절한 모습을 보이려고 더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진은 프로 입단 후 형들에게 ‘언젠가 기회가 온다. 어떻게 되든 버티고, 주눅 들지 말고 계속 열심히 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남은 시즌 동안 ‘열심히’ 하는 것보단 ‘잘’ 하는 게 목표라는 김동진은 언젠가 찾아올 1군 기회를 꽉 잡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확장 엔트리가 시작됐는데 한 번은 올라갔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못 올라가더라고 상처 받지 않고, 어차피 제가 잘해야 불러주시니까 끝까지 내 할 것만 열심히 잘 하자는 생각 뿐입니다. 지금 타율이 3할인데 끝날 때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김동진 본인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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