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 선정작 12편을 전격 공개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비전 섹션은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최신의 한국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동시에 역량 있는 한국 신인 감독들을 발굴 및 배출해 온 인재 산실의 장. 최근 몇 년간의 결과로만 보아도 '종착역'(2020)의 권민표, 서한솔 감독, '그대 너머에'(2020)의 박홍민 감독, '좋은 사람'(2020)의 정욱 감독,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의 김초희 감독, '남매의 여름밤'(2019)의 윤단비 감독, '메기'(2018)의 이옥섭 감독, '아워 바디'(2018)의 한가람 감독, '영하의 바람'(2018)의 김유리 감독, '소공녀'(2017)의 전고운 감독, '이월'(2017)의 김중현 감독, '박화영'(2017)의 이환 감독, '얼굴들'(2017)의 이강현 감독, '춘천, 춘천'(2016)의 장우진 감독, '꿈의 제인'(2016)의 조현훈 감독 등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을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되었다. 공개된 영화들은 이후 해외 유수의 영화제 등에서 초청 받고 국내외 평단과 관객에게서 호평을 얻었다.
올해의 비전 섹션 선정작들은 공통적으로 고도의 형식미와 뛰어난 만듦새를 지녔다. 짜임새 있는 드라마 구축에서부터 과감하고 독창적인 이미지 구상과 구현에 이르기까지, 매혹적이고 도전적인 형식의 작품들이 다수이며, 작품 완성도 역시 고르게 상향되어 있다. 따라서 예년의 경우 통상 10편이었던 비전 섹션을 올해는 2편 증편하여 12편으로 운영한다.
먼저, 한인미 감독의 '만인의 연인'은 한 여고생이 거쳐가게 되는 신기하면서도 잔혹한 성장의 한 계절을 유려한 감정 연출로 담아낸다. 오성호 감독의 '그 겨울, 나는'은 동시대 젊은이들의 현실적인 곤경을 소재로 하여 절절한 청춘 멜로드라마의 완성에 이른다. 김미영 감독의 '절해고도'는 삶의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되는 부녀 지간의 성숙하고도 의연한 삶의 태도를 비춘다. 정원희 감독의 '둠둠'은 미혼모이면서 실력 있는 디제이인 한 젊은 여성에 관한 긍정의 여성서사다. 이우동 감독의 '한 끗'은 제한된 장소에서 사건사고로 꼬여 가는 두 주인공 형사에 관한 장르물이다.
이제한 감독의 '소피의 세계'는 나흘간 한국에 머물렀던 외국인 여행자 소피와 그녀의 한국 친구들의 다양한 시간과 감정의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신선 감독의 '모퉁이'는 우연히 한 장소에서 재회하게 된 세 친구를 통해 시간과 감정에 관한 흥미로운 블랙홀을 만든다. 박송열 감독의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가난하지만 정직한 한 부부의 일상을 기이한 웃음의 터치로 어루만지는 도덕극이다. 김경래 감독의 '올 겨울에 찍을 영화'는 한 남자와 여자의 친근하고도 기묘한 하루, 그들이 나누는 영화 속 영화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철학을 질문한다.
윤서진 감독의 '초록밤'은 영화 전반에 배어 있는 초록의 색감과 우아한 미장센과 과감한 디자인 등으로 한 가족의 세속적인 며칠간을 애상적으로 그려낸다. 서보형 감독의 '벗어날 탈 脫'은 깨달음을 얻으려는 한 남자의 명상적 일상을 다양한 이미지와 전위적인 구성과 장르적 도전으로 제시해 낸다. 김덕중 감독의 '컨버세이션'은 인물들의 소소하면서도 생생한 일상 대화 장면이 중심이면서도 동시에 섬세한 촬영과 실험적인 구성 및 리듬이 돋보인다.
비전 섹션 선정작들은 심사를 거쳐,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 CGK&삼양XEEN상, 크리틱b상, 왓챠상, 시민평론가상, 올해의 배우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처럼 동시대 한국영화의 비전을 제시할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선정된 12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6일부터 오는 10월 15일까지 열흘간 개최된다.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