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조은혜 기자) 2020 도쿄올림픽은 고우석에게 여러 가지를 안겼다. 그게 좋은 것이든 그렇지 않든, 모든 건 결국 '우승'으로 귀결됐다.
고우석은 이번 올림픽에서 4경기 4⅓이닝을 소화해 3실점을 했다. 잘 던진 경기도 있었지만, 금메달 결정전으로 직행할 수 있었던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나온 결정적 상황에서의 아쉬운 베이스 커버는 사람들에게도, 고우석에게도 가장 큰 아쉬움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평소에도 부담이 심한 마무리 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고우석은 국제대회에서의 압박감까지 견뎠다. 고우석은 "앞으로도 그거보다 힘든 일이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없진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아쉬운 거 같다. 변명의 여지 없이 명백한 나의 실수였다"고 돌아봤다.
보고, 듣고,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고우석은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 모였는데도 다들 배우려고 하는 모습, 승리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태극마크가 주는 무게감도 느껴진 거 같다"면서 "그런 상황 속에서 이겨냈을 때 성취감도 시즌 때와는 다른 부분이 있더라. 좋은 결과를 내진 못했지만, 그런 것들이 올림픽 기간에 행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조언도 얻었다. 고우석은 '끝판왕' 오승환에게 자신의 장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을 동시에 들었다고 했다. 그는 "오승환 선배님과 같이 생활하고, 캐치볼도 하면서 '지금 네가 던지는 공으로는 타자들을 쉽게 잡아야 하는데, 가끔 어렵게 잡는 경우가 있어서 그러면 안 된다'고 해주셨다. 자신감과 노력해야 할 부분을 동시에 얻었다"고 전했다.
'베이징 키즈' 고우석에게 올림픽의 의미는 남달랐다. 어렸을 때부터 멋있다고 생각했던 올림픽 야구, 이제는 자신이 그 중심에 선다는 게 기뻤다. 고우석은 "올해 올림픽이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좋았다. 어렸을 때 그 모습들이 생생하게 기억이 났는데, 그래서 더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쉬움도 분명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아쉬웠던 건, 내가 처음 봤던 올림픽은 너무나 멋있었는데, 내가 나간 올림픽은 너무 안 좋은 시선으로만 보이는 거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면서 "남은 건 우승 밖에 없는 것 같다. 이거라도 못하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라고 다시금 자신의 목표를 바라봤다.
"다른 야구를 접하다 보니까 눈이 높아진 거 같다. 나 스스로 낮아 보이는 느낌이 들었고,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는 고우석은 "형들도 우승만 바라보면서 훈련하고 있고, 팬들 역시 그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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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