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황정민이 '인질'(감독 필감성)을 통해 다시 한 번 여름 극장가를 대표하는 배우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18일 개봉한 '인질'에서 황정민은 하루아침에 인질로 사로잡히며 살기 위해 극한의 탈주를 시작하는 '배우 황정민'을 연기했다.
'배우 황정민'이라는 인물을 그대로 가져와 만들어진 캐릭터, 또 실제 같은 상황으로 관객들의 빠른 몰입을 돕는다. 황정민의 모습을 94분의 러닝타임 대부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역시 반가운 부분이다.
극장가 성수기로 불리는 여름 시장에 꾸준히 작품을 내놓으면서 흥행의 중심에도 함께 서 왔던 황정민은 '인질'로 지난 해 여름 최고 흥행작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이어 2년 연속 여름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황정민이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 역으로 처절한 연기를 선보였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435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톡톡히 존재감을 알렸다.
앞선 2018년에도 황정민은 497만 명의 관객을 모았던 '공작'에서 북으로 간 스파이, 암호명 흑금성 박석영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2017년 '군함도'와 2015년 1341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했던 '베테랑'까지, 이름값에 걸맞은 흥행력까지 보여왔다.
자신을 연기했지만, 자신을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던 황정민은 "저를 연기했지만, 실제 제가 납치를 당해본 적이 없지 않나. 그러니 또 가상으로 상상을 해서 '내가 납치를 당했다면 어떤 상황일까' 설정을 해야 되는 것이다. 차라리 아예 가상의 인물이라면 쉬웠을 텐데, 황정민이라는 인물 자체였기 때문에 고민의 시간이 더 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여기에 인질범 역으로 호흡을 맞춘 후배 배우들의 빠른 적응을 위해 연극 무대같은 동선을 만들어 한 달간 함께 연습을 이어가기도 했다.
황정민은 "후배들도 제가 어려웠겠지만, 저도 후배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웠다.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잘 도와주자고 했다. 그래도 그 친구들보다는 제가 영화를 더 찍어봤으니,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도와주려고 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나누는 많은 얘기, 그리고 결국 술인 것이다"라고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황정민과 '인질' 촬영 내내 끊임없는 의견을 나눠가며 호흡을 맞춘 필감성 감독도 "'인간 황정민'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황정민이 있는데, 영화 속 황정민은 제가 상상하는 황정민이지 않나. 그런 부분을 관찰해보니, '인간 황정민'은 훨씬 더 뜨거운 면이 있는것 같다. '인간 황정민'은 훨씬 더 이성적인 면이 있고 열정적이고, 뜨거운 분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1994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 후 4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해왔지만 자신을 연기했던 '인질'은 이렇게 황정민의 필모그래피에도 특별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인질'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모든 촬영을 마쳤다. 황정민은 앞선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그다운 솔직한 화법으로 "이런 시기이기 때문에 더 부담이 되고, 또 그래서 더 보란듯이 잘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영화를 보시면 아마 어느 순간 저를 응원하게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